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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30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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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 행장은 그동안 독자생존을 주장하며 총자산 40조원 달성을 지상과제로 삼았으나 이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 물결을 피해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코헨 행장의 강한 의지〓코헨 행장은 “제일은행은 독자생존이 가능하지만 조흥은행 인수를 좋은 기회로 판단했다”며 “인수후보에서 탈락하면 다른 후보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독인수가 무산되면 인수 가능성이 높은 컨소시엄에 참여해서라도 조흥은행 지분을 다량 확보하겠다는 것.
코헨 행장은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하고 신한이 조흥은행을 인수하고 나면 더 이상 M&A 기회가 없다고 보고 당초 2004년 하반기로 잡았던 대형화 추진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이 신한지주로 넘어가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강체제가 확립되고 나머지 외환 한미 제일은행은 중소형 은행으로 전락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영진이 주주들의 요구수익률(자기자본이익률·ROE·20% 이상)을 맞출 수 없어 대형화전략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 반응은 ‘글쎄’〓증권가에서는 조흥은행 매각원칙과 일정, 제일은행 경영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동원증권 배현기 연구원은 “정부가 2대 주주(지분 49%)인 제일은행이 역시 정부가 최대주주(지분 80.04%)인 조흥은행을 인수한다는 것이 은행민영화와 공적자금 회수의 기본원칙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단순한 투자펀드보다는 은행 경험이 풍부한 인수자를 선호하고 있다. 국내은행 해외매각 1호인 제일은행을 뉴브리캐피털에 팔았다가 엄청난 비판을 받았고 금융산업 선진화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 서울은행 매각 때도 이러한 희망 사항이 반영돼 비교적 높은 가격을 부른 론스타가 탈락했다.
증권가는 또 제일은행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 편. 제일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28억원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꼴찌이며 대구 부산은행 등 지방은행보다도 낮다. 총자산이익률(ROA)이 0.4%로 서울은행(0.9%)보다 낮고 ROE도 5.3%에 불과하다.
| 신한-조흥-제일은행 경영현황 비교 | |||
| 신한 | 조흥 | 제일 | |
| 총자산 | 64조9000억원 | 64조7000억원 | 29조8677억원 |
| 직원수 | 4343명 | 6557명 | 4269명 |
| 점포수 | 333개 | 452개 | 390개 |
| 충당금적립전 이익 | 5783억원 | 7156억원 | 1133억원 |
| 순이익 | 3060억원 | 539억원 | 528억원 |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이철용기자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