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내년 쌀소득 직불금 15만~23만원 받을듯

  • 입력 2002년 9월 12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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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농민들은 떨어진 쌀값의 80%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전망이다.

올해 수확기에 쌀값이 2∼3% 하락한다면 1㏊를 경작하는 농가가 내년에 받을 금액은 약 15만∼23만원으로 추산된다.

12일 농림부에 따르면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위원장 한갑수 전 농림부장관)는 11일 상임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쌀 소득보전직불제 도입방안’을 마련해 18일 열리는 4차 본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조수입 하락분의 80%를 지급〓상정될 안은 ‘소득보전 직불액을 포함한 명목 조수입(粗收入) 하락분의 80%를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상임위에서 논의된 3개 안 가운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조수입이란 경비를 빼지 않은 수입을 말한다.

상임위는 ‘소득보전 직불액을 포함한 실질 조수입 하락분의 70%를 지급한다’는 농민단체 안과, ‘소득보전 직불액을 뺀 명목 조수입 하락분의 80%를 지급한다’는 정부안은 본회의에 보고만 하기로 했다. 실질 조수입은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한 조수입이다.

농민단체안은 쌀 수매제도를 3년 안에 사실상 폐지해야 하는 결과를 낳고, 정부안은 농민단체가 크게 반발해 채택될 가능성이 적다.

상임위가 올린 안을 본회의가 받아들이면 쌀 소득보전직불에 필요한 총예산은 2003년 3500억원, 2004년 4600억원, 2005년 5600억원으로 매년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쌀값 하락률을 연평균 2∼3%로 가정해 추산한 것. 하락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우루과이라운드(UR) 합의에 따라 정부가 쌀 농가의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총액에는 상한이 있기 때문에 쌀 수매예산을 크게 줄여야 한다.

쌀 소득보전 직불제 대상은 △1998∼2000년에 논농업직불 대상 농지였고 △시행하는 해에 쌀을 재배하고 있으며 △기준 조수입의 0.5%에 해당하는 가입비를 미리 낸 농가다.

하락률을 따지는 기준 조수입은 직전 5개년 가운데 최고와 최저를 제외한 3개년의 평균 조수입이다.

▽첫해 ㏊당 조수입은 967만5000원〓시행 첫해인 내년은 2001년 10월∼올해 1월 조수입만 기준이 된다. 즉 올해 10월∼내년 1월 조수입이 이때에 비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계산, 하락분의 80%를 정부가 내년 3, 4월경 지급한다.

정부 수매량을 뺐을 때 첫해 ㏊당 기준 조수입은 약 967만50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평균적인 농가가 1㏊에서 연간 쌀 64.5가마를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수확기 쌀값이 2% 떨어질 때 약 15만원을, 3% 떨어질 때 약 23만원을 내년에 직불금으로 받는다는 계산이다.

상임위는 쌀 소득보전 직불제와 연계해 검토하던 생산조정 보조는 농림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의해 보고하도록 했다.

안종운(安鍾云) 농림부 차관은 “휴경뿐 아니라 작목을 쌀에서 사료 콩 관상수 등으로 바꾸는 농가에도 생산조정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라며 “지급액은 ㏊당 300만∼350만원선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상임위는 논농업직불은 지금 수준에서 더 이상 늘리지 않기로 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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