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株 '작전']증권사 직원등 5명 조직적 가담

  • 입력 2002년 8월 29일 18시 39분


대우증권 대리 안모씨가 29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 이훈구기자
대우증권 대리 안모씨가 29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 이훈구기자
법인 고객의 계좌를 도용해 델타정보통신 주식 500만주를 사들인 사건은 현직 증권회사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주가 작전세력들이 저지른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9일 대량 매수 주문을 낸 뒤 해외로 도주했다가 국내로 압송된 대우증권 대리 안모씨(33)를 조사한 결과 이번 사건은 증권회사의 투자상담사들인 안씨의 형(39)과 정모씨(37)가 7월 초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온 인수합병을 통한 주가조작 사건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날 안씨의 형과 모 증권회사 차장 임모씨(34) 등 증권회사 직원 3명이 포함된 작전세력 5명을 긴급체포하고 달아난 정씨를 수배했다. 경찰은 30일 안씨와 긴급 체포된 5명에 대해 증권거래법상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의 형과 달아난 정씨는 주가조작을 통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남기기 위해 사채업자들에게 빌린 돈으로 7월 2일 델타정보통신 대주주 이모씨 등 3명과 70억원에 회사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임씨 등 증권회사 직원들이 포함된 작전세력을 동원해 델타정보통신 주식에 대해 주가조작을 벌였다.

이들의 작전으로 7월 2일 1310원이었던 델타정보통신 주가는 7월 19일 2820원까지 올랐으며 이 과정에서 이들은 두 차례에 걸쳐 주가가 일시 떨어지자 새로운 작전세력들을 동원해 주가를 계속 끌어올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8월 말까지 주가를 6000원대까지 끌어올린 뒤 회사를 팔아 치워 거액의 시세 차익을 남기려 했으나 작전세력 일부가 중간에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을 먼저 파는 바람에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작전세력은 사건이 일어난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 오피스텔에 모여 안씨가 법인 고객 명의를 도용해 대량 매수 주문을 내자 곧바로 35만∼80만주씩을 팔았다”며 “해외로 도주했다 압송된 안씨는 주식 매매 미수금과 카드 빚 등으로 6억원의 빚을 지고 있던 중 달아난 정씨로부터 10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말했다.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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