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6월 22일 19시 2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보수적인 사고가 팽배해 있는 은행권의 물갈이 작업이 한창이다.
외환위기 이후 하영구(河永求) 한미은행장을 필두로 40대 은행장이 등장하면서 은행권엔 나이 많은 임원들이 대거 물러난 데 이어 최근에는 핵심부장급도 40대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은행권은 그동안 다른 어떤 조직보다 연공서열을 중시했으나 이제는 철저히 실적위주로 바뀌고 있다.
외환은행은 21일 본점의 주요부서장 14명을 교체하면서 9명은 40대의 3급 직원으로 채웠다. 과거 부서장은 1, 2급의 몫이었으나 이제는 3급 차장으로 내려온 것.
이강원(李康源) 행장은 또 50대 본점부서장과 지역본부장, 지점장 20명을 지역본부의 단순업무추진역으로 발령내 사실상 해고의사를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위에서부터 조직의 슬림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연공서열을 배제하고 전문성과 영업실적을 바탕에 둔 실적주의 인사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은행권 인사파괴의 바람은 국민은행에서 시작됐다.
3월 지점장 인사에서 김정태(金正泰) 행장은 30대인 4급 대리 91명을 지점장에 앉혀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반면 고참 지점장 219명은 지점의 마케팅추진역으로 발령내 예금유치나 대출고객을 확보하는 일선영업 현장으로 내보냈다. 당연히 후배지점장 밑에서 일하는 전직 지점장이 많이 생겼다.
직급도 지점장에서 차·과장급으로 떨어졌고 월급도 각종 수당이 깎이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김 행장은 “이들 가운데 영업실적 우수자는 다시 평가해 지점장에 복귀시키겠다”며 길을 열어놓았다.
외환은행 국민은행이 시도한 인사혁신은 점차 다른 은행으로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