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협특집]한-중수교 10년…'코리아 마케팅' 주역들

  • 입력 2002년 5월 27일 17시 57분


한국이 중국과 수교한 지 10년째를 맞이하면서 각 기업에서도 중국 전문가들이 부상하고 있다.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중간의 무역이 늘어날수록 국내 중국 전문가의 위상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노용악(盧庸岳·62)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대표(부회장)는 올해로 7년째 LG전자의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하며 13개 현지법인을 총괄하고 있다. 매출액은 20억달러를 넘어서고 TV, 전자레인지, 에어컨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한국 내수 매출보다 많았다. 모든 법인이 흑자를 냈으며, TV법인은 135만대를 수출해 중국 전체 수출량의 13%를 차지했다.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제품디자인연구소를 만들어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길거리 농구대회를 열어 청소년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준 게 그 예.

자신도 틈만 나면 베이징(北京)의 시장이나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중국인의 삶과 문화를 익히려 노력한다. 좋아하는 음식은 후난(湖南)성 요리, 좋아하는 술은 중국술 ‘주구이주(酒鬼酒)’, 취미는 중국 예술작품 감상일 만큼 중국화됐다.

김유진(金柳辰·62) 삼성 중국본사 사장은 삼성을 대표하는 중국 전문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중앙일보 기자로 일하다 삼성물산에 입사해 자카르타, 양곤, 지다 지점장을 잇달아 맡으며 해외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1988년 삼성물산 중국지역총괄 전무로 중국과 인연을 맺었고, 1999년 중국본사 사장에 부임했다.

이원태(李元泰·57) 금호고속 사장은 1993년 그룹 베이징지사 상무로 중국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들어갔는데, 다른 그룹에 비해 중국 진출은 다소 늦었지만 성장세는 돋보였다.

1997년 초 현지 공장 가동에 들어간 금호타이어는 3년 만에 중국의 승용차용 타이어 교체시장에서 점유율 20%로 1위에 올랐다. 1995년부터 여객운수 사업에 뛰어든 금호고속도 진출 첫해부터 흑자행진을 이어가면서 노선을 중국 전지역으로 확대했다.

박우동(朴遇東·56)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중국업무담당 상무는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경제권을 아우르는 업무를 맡아왔다. 박 상무는 1988년 홍콩지점장으로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서울∼베이징 직항로 개설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중국에 드나들기 시작했다. 적(籍)은 홍콩에 뒀지만,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는 최초로 베이징 거류증을 받아 외교부, 국무원, 민영항공총공사 등의 간부들과 접촉하며 인맥을 구축했다.

그 결과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 때 처음으로 전세 항공기가 운항됐고, 2년 후 수교와 동시에 정기항로를 개설했다.

심화섭(沈和燮·49) SK텔레콤 중국사업팀장(부장)은 고려대 중문과를 나와 대만의 중국문제 전문 대학원인 대륙문제연구소에 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베이징 지사에 부임해 1999년까지 근무하면서 선전(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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