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무더위 수혜주’는 없다…음료 빙과 날씨와 무관

  • 입력 2002년 5월 26일 17시 59분


22일 한 증권사 투자전략 보고서에는 동부한농 동방아그로 성보화학 등 3개 종목이 ‘단기 관심주’로 거론됐다. 3개 회사 모두 농약을 만드는 회사.

여름 더위가 시작될 무렵이면 어김없이 증권가에 나타나는 이른바 ‘무더위 수혜주’의 등장이다.

무더위 수혜주의 논리는 간단하다. 6월부터 빙과나 음료수, 에어컨, 농약 등을 만드는 회사의 실적이 좋아지므로 이들 주가가 단기 급등한다는 것.

많은 투자자들이 여름이면 막연히 ‘무더위 수혜주’가 위력을 떨칠 것으로 생각한다. 과연 실제로 그럴까.

▽현실은 다르다〓최근 3년 동안 6∼8월의 주가를 살펴보면 여름과 무더위 수혜주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

1999년 동방아그로처럼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135.82%) 종목도 있지만 지난해 냉장고 부품업체 이젠텍처럼 주가가 반토막(-51.86%)이 난 업체도 있다. 롯데칠성은 3년 연속 여름에 주가가 올랐지만 빙그레는 여름만 되면 죽을 쒔다(3년 연속 하락).

실제로 주가 등락률을 수치로 살펴보면 무더위 수혜주 주가는 여름과 별 상관없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계절주, 이렇게 대응하라〓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여름철에 팔릴 물건을 만드는 회사가 여름철에 실적이 좋은 것은 너무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들의 여름철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것은 겨울에도 알 수 있는 내용. 당연히 그 전망이 주가에 반영돼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무더위 수혜주처럼 계절을 타는 주식에 투자할 때에는 먼저 추천되는 논리의 합리성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올해 유난히 더워서 예년보다 에어컨이 더 많이 팔릴 것”이라거나 “올해는 월드컵의 영향으로 음료수 판매가 증가할 것” “황사 때문에 농약이 예년보다 더 많이 팔릴 것” 등의 논리가 제시되고 이 가설이 실제로 증명이 된다면 무더위 수혜주의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것.

장영수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아직 올 여름 제시된 무더위 수혜주 중 논리가 정연한 것은 별로 없다”며 “무더위 수혜주처럼 불투명한 단기 테마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펀더멘털이 좋은 종목을 찾는 게 더 낫다”고 조언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무더위 관련주 6월1일~8월31일 주가 등락률 (단위:%)
분야종목1999년2000년2001년
농약동부한농34.57-2.81-18.79
동방아그로135.82-2.97-23.30
성보화학-13.3313.36-12.01
경농8.132.911.35
빙과음료빙그레-19.46-28.21-35.24
롯데삼강-13.21-9.57-8.19
롯데칠성0.6045.518.13
에어컨 센추리-23.47-9.33-9.33
냉장고부품이젠텍  -51.86
선풍기신일산업29.89-20.42-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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