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메릴린치 이원기상무 “한국경제 큰장점은 신·구 조화”

  • 입력 2002년 5월 15일 17시 40분


“한국은 정보기술(IT) 시대를 주도할 능력을 갖고 있다. 지금 한국 경제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으며 한국 증시도 역사적 고점인 지수 1,100을 넘어 장기적인 상승을 지속할 것이다.”

메릴린치증권 리서치 담당 이원기 상무(사진)가 1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와 증시에 대해 강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 상무는 경기 침체 시기였던 지난해 6월부터 한국 경제와 증시의 저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외국인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린 인물. 당시에는 그의 의견에 귀 기울인 사람이 많지 않았으나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그의 예측은 현실로 나타났다.

이 상무가 펼치는 낙관론의 근거는 △IT분야의 경쟁력 △한국 경제의 다양성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성과 등 세 가지.

그는 “IT는 뜨거운 열정과 남다른 창의성을 갖고 있는 우리 국민성에 아주 잘 맞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국토가 넓지 않아 초고속 통신망을 국가 구석구석까지 설치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또 평소에도 늘 휴대전화로 상대의 안부를 챙길 만큼 ‘관계’를 중시하는 국민성 덕에 휴대전화 보급률도 세계 최고 수준.

21세기 경쟁력을 가늠할 중요 요소인 ‘통신의 편의성’에서 한국은 이미 정상에 올라있다는 평가다.

또 신구경제의 조화 등 경제 영역의 다양성도 이 상무가 꼽는 한국 경제의 큰 장점. 그는 “수출과 내수,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경제와 신경제,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 다양한 영역이 한국처럼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외환위기 이후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며 이뤄낸 구조조정 성과도 높게 평가했다. 이 상무는 “이는 구조조정을 제대로 못해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과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라며 “외환위기는 이런 점에서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강화시킨 ‘신의 선물’이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증시가 주춤하며 한국 경제에 대한 여러 비관론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견해”라며 “그동안 선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던 한국 증시도 곧 제대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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