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삼성 "2010년 전자 '세계 톱3' 진입"

  • 입력 2002년 4월 21일 18시 08분


삼성의 이건희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전자계열사 사장단이 전자산업의 미래 전망과 중장기 발전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전자계열사 사장단이 전자산업의 미래 전망과 중장기 발전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2010년까지 세계 ‘초(超)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삼성은 19∼20일 경기 용인시의 그룹연수원 ‘창조관’에서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삼성SDI 등 전자부문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갖고 향후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삼성이 2010년까지 세계 전자업계에서 시장점유율, 브랜드가치, 기업구조면에서 ‘톱(Top) 3’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자부문 사업구조조정 등 경영체질 개선과 새 주력사업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 SDI 김순택(金淳澤) 사장, 전기 강호문(姜晧文) 사장, 코닝 송용로(宋容魯) 사장, 기술원 손욱(孫郁) 원장 등 전자부문 사장단 18명과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 등 모두 27명이 참석했다.

▽이건희 회장, 미래를 향한 대비 강조〓이 회장은 19일 회의에 4시간가량 직접 참석해 “성과가 좋을 때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극심해질 도전을 이겨낼 수 있다”면서 “1993년 신(新)경영 때 10년을 내다보고 미리 대비한 것이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창사이래 최대의 경영실적을 내는 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5∼10년 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할 것은 무엇인지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사업부 간의 원활한 협동으로 첨단 기술력을 시급히 확보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초우량 인재를 조기에 확보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휴대전화,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등을 중심으로 한 삼성 제품의 수출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삼성이 어떻게 미래에 대처하느냐가 국가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어느 때보다 커졌다”면서 “국가경제의 주축을 이룰 국민기업으로서 역할과 사명감을 깊이 인식해 더욱 분발하자”고 당부했다.

당초 윤종용 부회장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이번 회의는 이 회장이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직접 참석함에 따라 한결 강도높게 진행됐다. 삼성 관계자는 “19일 회의가 오전 2시까지 이어지고 20일에도 오전 6시에 기상해 오후 6시까지 회의를 하는 등 과거 신경영 선언 때만큼이나 긴장감 있고 진지하게 미래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사업구조 재편과 신(新)산업 육성〓삼성이 이번에 논의한 세계 초일류 기업을 향한 전략은 고부가가치 위주로 기업을 재편하는 것과 신규사업을 발굴 육성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참석자들은 미래 전자산업의 5대 트렌드를 △서비스·솔루션 지향 △글로벌화(化) △네트워크화 △퍼스널화 △모바일화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자부문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조정해 현재 계열사별로 중복된 사업을 1위 제품을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홈, 모바일, 오피스네트워크, 핵심부품 등 4대 전략사업군별로 사업구조를 재구축하고 전략과 효율 중심의 조직체제를 만들기 위해 경영시스템 혁신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생산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등 몇 가지 중복사업들이 재조정될 전망이다. 또 삼성SDI 삼성전자 등에서 경영혁신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6시그마’ 운동이 전사(全社)에 걸쳐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은 전자부문에 이어 5월에는 생명, 화재, 카드, 캐피털 등 금융 계열사들의 선진화 및 일류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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