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이닉스, 마이크론과 내달중 양해각서"

  • 입력 2001년 12월 26일 17시 52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반도체의 협상이 상당히 진척돼 내년 1월 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특별위원회(위원장 신국환·辛國煥)는 이르면 27일 4차 회의를 열고 협상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양측이 협상의 가장 중요한 쟁점인 ‘하이닉스의 경영권을 누가 가질 것인가’에 대해서 이견을 보이고 있어 양해각서 체결 이후에도 최종 타결안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측은 서로 진지하고 열린 자세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내년 1월 중 전략적 제휴에 관한 MOU를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하이닉스가 협상과정에서 마이크론에 끌려 다니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마이크론이 도시바 인수 발표 전에 그 내용을 하이닉스에 알리는 등 양측의 협상은 대등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부터 반도체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므로 하이닉스가 협상에 실패하면 중대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일부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특별위원회는 이르면 27일 4차 회의를 열고 마이크론과의 협상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 MOU 체결소식에 대해 “양측이 제휴를 통해 서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하이닉스의 경영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최대 쟁점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하이닉스 채권단은 15%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대주주의 일원이 되고 하이닉스의 경영은 박종섭 사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 반면 마이크론측은 25%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경영권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 마이크론이 요구하는 채권단의 부채 추가탕감 및 신규자금지원도 쟁점으로 남아있다.

<이병기·최영해·김두영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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