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카드사 또 수수료 분쟁

  • 입력 2001년 12월 21일 18시 01분


백화점 업계가 공동으로 카드업계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서 지난해 초 떠들썩했던 양 업계간 수수료 분쟁이 재발됐다.

카드사가 수수료를 낮추지 않는 데 대한 이 같은 불만은 음식점이나 재래시장 등 다른 분야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시 불붙은 전쟁〓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를 비롯한 갤러리아 대구 동아 등 6개 백화점은 21일 BC카드 등 4개 카드사에 내년 1월4까지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 노력이 없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최후통첩성’ 공문을 보냈다. 화의나 법정관리중인 백화점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백화점이 공동 보조를 취한 셈.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11월 롯데가 수수료 인하를 카드사에 요구했으나 ‘검토하겠다’고만 할 뿐 가시적 조치가 없다”며 “늦어도 1월 중순을 넘기지 않을 것이며 카드사에 끌려 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업계는 최악의 경우 지난해처럼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등 실력행사를 벌일 방침이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백화점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BC카드 관계자는 “백화점에 적용되는 2.5∼2.7% 수수료율은 원가를 감안하면 사실상 최저 수준”이라며 “줄일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쟁점〓백화점업계는 1.5%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할인점이나 골프장, 주유소와 같은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고급 소비업종이라는 이유로 2.5%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백화점업계는 카드사들이 엄청난 순익을 내면서도 수수료 인하에 인색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수료율을 할인점 수준으로 낮추면 백화점 업계 전체로는 500억원 정도가 남기 때문에 상품값을 내릴 여력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할인점이나 주유소는 생필품적인 성격이 강해 원가 이하로 수수료를 받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카드업계는 시민단체나 소비자단체의 개입 여부에 신경을 쓰고 있다. 수수료율이 2.5∼4.5%인 음식점 옷가게 등 자영업자들이 시민단체들의 지원을 받아 문제시할 경우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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