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정몽구회장, 정주영 기념관 만든다

  • 입력 2001년 12월 14일 18시 29분


현대자동차 정몽구(鄭夢九·MK) 회장이 ‘정주영(鄭周永) 기념관’을 만든다.

현대차 관계자는 14일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의 기념관을 만들기로 했다”며 “장소는 계동사옥 15층의 명예회장 집무실이 유력하며 서울 청운동 자택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미 기념관의 설계를 모 설계업체에 맡긴 상태로 2002년 말이나 2003년 초쯤 완성될 전망이다.

당초 정 전 명예회장의 기념관은 MK의 동생인 현대중공업 정몽준(鄭夢準) 고문쪽에서 추진했었지만 MK가 직접 기념관 건립의지를 강력히 밝히면서 현대차가 이 사업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 기념관 건립을 MK가 현대그룹의 적통(嫡統)임을 과시하는 상징적 의미로 보고 있다. MK가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과 그룹 승계권을 다툰 ‘왕자의 난’ 이후 옛 현대그룹의 계승자로서 위치를 확실하게 굳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MK는 ‘집안 단속’과 ‘그룹 내 위상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차는 창업주 집무실을 이번에 사들이면서 계동사옥 전체 15개층 가운데 11개층을 인수, 현대그룹의 혼(魂)이 담긴 계동사옥의 주인이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동사옥의 상당수 층을 인수하긴 했지만 현대차나 기아차 전체가 계동으로 옮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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