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MK, 정주영 기념관 만들어 적통계승 과시

  • 입력 2001년 12월 14일 16시 31분


현대자동차 정몽구(鄭夢九·MK)회장이 서울 계동 현대사옥 15층에 ‘정주영(鄭周永) 기념관’ 을 만든다.

현대차 관계자는 14일 “계동사옥 15층에 있는 정주영 창업주의 집무실을 기념관으로 만들기 위해 한달 전 현대건설과 113억원의 매매 가계약을 체결했다” 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미 기념관의 설계를 모 설계업체에 맡겼으며 2002년 말이나 2003년 초쯤 완성될 전망이다.

당초 정 전 명예회장의 기념관은 MK의 동생인 현대중공업 정몽준(鄭夢準) 고문쪽에서 추진했었지만 MK가 직접 기념관 건립의지를 강력히 밝히면서 현대차가 이 사업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 기념관 건립을 MK가 현대그룹의 적통(嫡統)임을 과시하는 상징적 의미로 보고 있다. MK가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과 다툰 왕자의 난 이후 옛 현대그룹의 실질적인 계승자로서 확실하게 자리를 굳힌 사건 이라는 것.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MK는 ‘집안 단속’과 그룹내 ‘위상 강화’ 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차는 창업주 집무실을 이번에 사들이면서 계동사옥 전체 15개 층 가운데 11개층을 인수, 현대그룹의 혼(魂)이 담긴 계동사옥의 주인이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동사옥의 상당수 층을 인수하긴 했지만 현대차나 기아차 전체가 계동으로 옮길 계획은 아직 없다” 고 말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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