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K텔레콤 제휴 임박…"日 도코모냐 英 보다폰이냐"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20분


세계 휴대전화 서비스 산업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일본 NTT도코모와 영국 보다폰 중 어느 곳이 SK텔레콤 지분의 해외매각 파트너가 될 것인가. 특히 SK텔레콤과 선진국 기업의 전략적 제휴가 성사되면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한국 휴대전화 시장도 ‘글로벌 경쟁’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NTT도코모 간에 추진돼온 전략적 제휴 협상의 성패가 연내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그동안 NTT도코모와 SK텔레콤 지분 14.5%를 팔기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최근 NTT도코모 측의 투자 여력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보다폰이 SK의 새로운 전략적 제휴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보다폰은 과거 SK텔레콤에 SK신세기통신 지분 11.68%를 판 당사자이기도 하다.

SK그룹은 해외매각용 지분을 맡긴 ‘시그넘9’과 올해 말로 끝나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두 업체 중 하나와 제휴협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보다폰과 NTT도코모는 최근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해외 지분인수를 통해 세력을 넓히고 있다. 30개국에서 2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해 서비스 지역과 가입자 수에서 세계 1위인 보다폰은 일본 3위 사업자인 제이폰의 모기업인 저팬텔레콤의 주식을 사들여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또 NTT도코모는 비동기식 3세대 서비스를 가장 먼저 상용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자의 지분을 20% 범위 내에서 인수하는 방법으로 영국 홍콩 네덜란드 등에 진출했다.

SK텔레콤은 한국 중국 일본 동북아 3국을 잇는 글로벌 통화권을 염두에 두고 일단 NTT도코모와의 제휴를 선호한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 비동기식 3세대 사업자를 거느리고 있는 보다폰과 손잡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NTT도코모나 보다폰이 SK텔레콤과 제휴할 경우 지금까지 국내 업체끼리 ‘제한된 경쟁’을 했던 한국 휴대전화 서비스 시장에 ‘글로벌 경쟁’이 시작되는 첫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분출자 형태여서 해외업체들이 당장 독자적 영업은 하지 않겠지만 기술과 서비스 표준 경쟁부터 출발해 서서히 국내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비동기식 서비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 메이저 서비스사의 국내 진출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로 안정적인 성장을 누려온 국내 시장에 변화를 몰고 올 수도 있다. 아틀라스리서치 그룹의 한지영 연구원은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은 그동안 ‘온실’같은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적극적인 글로벌 전략으로 세계 메이저 기업에 맞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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