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주식 팔까 말까

  • 입력 2001년 12월 10일 14시 10분


하이닉스반도체의 주가가 지난주 2850원으로 마감되면서 3000원선 턱 밑까지 바짝 다가섰다.

9월3일 종가가 800원이었으니 약 100일만에 3.5배 가량이 오른 셈. 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사이의 전략적 제휴 논의가 주가 급등에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다.

주가가 더 오를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하이닉스에 대한 엇갈린 투자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증권 민후식 기업분석2팀장은 하이닉스에 대해 중립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일단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만 이것이 하이닉스의 근본적인 소생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

물론 제휴가 성사돼 최소한 두 회사가 가격 경쟁을 하지 않는 상황만 돼도 하이닉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 그러나 하이닉스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현금이 이번 제휴를 통해 충분히 들어오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회사가 정상화하는 계기가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민팀장은 "하이닉스가 발행한 해외전환사채(CB)의 전환가격이 3100원으로 주가가 그 이상이 되면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그 이상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증권 우동제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 CB의 전환가격인 3100원이 하이닉스 주가에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어차피 2003년 초까지는 CB의 주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도록 계약돼 있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

또 마이크론사의 현금 동원능력도 5000억∼6000억원 정도로 비교적 충분해 하이닉스가 유상증자를 하고 마이크론이 증자에 참여해 현금을 하이닉스에 제공하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이뤄질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설명.

우연구원은 "최근 단기적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부담도 있고 또 기업 펀더멘털이 근본적으로 개선된 것도 아닌 것은 사실 이라면서도 두 회사의 제휴 논의 등 호재의 힘이 아직은 남아있다고 판단된다"며 단기 매수 추천 의견을 제시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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