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세상승 낙관론…SD램 8일연속 올라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28분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치고 대세 상승국면으로 접어들었다.”

D램 가격이 2주일 만에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경기가 대세상승 국면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 소자(素子)업체의 재고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D램 업계의 구조조정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공급과잉 상태가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의 제휴 협상으로 반도체 경기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가 많아졌다.

▼대세상승 시작됐나▼

128메가 SD램 가격은 지난달에 2주일간의 조정을 거친 뒤 최근 8일 연속 상승해 5일에는 개당 1.57달러까지 올랐다. DDR D램도 물량이 달릴 기미마저 보이며 한달 만에 가격이 2배 이상으로 올랐다. 특히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델 컴팩 등 PC업체와의 고정거래가격을 10∼20%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상승이 단순한 공급감소 때문이 아니라 수급구조 자체가 크게 개선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한다. 교보증권 김영준(金泳埈) 책임연구원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재고가 2, 3주분 수준으로 급감했고 악성 매물도 더 이상 시장에 나오지 않아 가격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PC업체들이 고정가격 인상에 합의한 것은 PC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급구조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면 추가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이닉스 마이크론 제휴 여부가 관건▼

양사간의 협상 이후 반도체 경기가 확실히 바닥을 지났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崔錫布) 연구위원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간의 제휴협상 시작 이후 양사의 감산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양사가 완전히 합병될 경우에는 자연 감산분량만도 엄청나 반도체 가격이 폭등하는 대형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128메가 SD램이 개당 2.5달러 선에서 상승행진을 일단 멈춘 뒤 또 다른 호재를 만나야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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