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워크아웃 졸업 대우종합기계 창원공장 르뽀

  • 입력 2001년 12월 2일 18시 40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졸업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지난달 30일 대우 계열사 가운데 대우조선에 이어 두 번째로 워크아웃에서 조기졸업한 대우종합기계의 창원공작기계공장.

이날 오후 400여명의 근로자들은 제작 중인 수십여대의 공작기계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원통형의 공작물을 컴퓨터를 이용해 다양한 모양으로 가공해내는 CNC(컴퓨터 수치 제어)선반에서 작업 중인 이현우씨(43)는 “워크아웃 졸업 얘기는 들었지만 자축할 시간도 없다”며 “미국 테러사태 이후에는 조금 줄긴 했지만 밀려드는 일감 때문에 매일 3∼4시간씩 잔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제품의 70% 정도가 수출되는 공작기계는 건설기계와 함께 대우종합기계의 대표적인 달러박스. 공작기계 부문은 올 9월까지 2500억원어치를 팔았고 이 가운데 1800억원어치를 수출했다. 공작기계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60억원보다 23%나 늘어난 것이다.

김재섭 생산담당 부장은 “창원공장의 주력 제품인 CNC선반과 머시닝센터는 옵션 기능에 따라 대당 가격이 최고 1억5000만∼2억5000만원 정도로 공작기계 중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미 테러사태 이후 미국 시장이 얼어붙었음에도 90%가 넘는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꾸준하게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을 펼쳐왔기 때문.

대우 공작기계는 현재 전세계 50여개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시장점유율(CNC선반과 머시닝센터 기준)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남미와 스페인 등지에서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공작기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10월까지 1800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800만달러)의 두 배 수준을 넘고 있다.

창원공장 임원들은 요즘도 해외시장 영업을 위해 한달에 10일 정도씩 자리를 비운다고 한다. 이날도 공장장인 김웅범 사업본부장은 일본으로, 이재윤 이사는 중국으로 출장 가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노중호 사업관리부장은 “잔업을 마다 않는 직원들과 해외영업에 팔을 걷고 나선 임원들의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기계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끊임없는 기술개발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CNC선반 시장에서 세계 ‘빅3’이기도 한 일본 ‘빅3’ 가운데 3위 업체를 따돌리는 쾌거를 올린 것도 기술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

10월 중순에 개최한 제3회 대우국제공작기계전시회에는 전체 전시제품 55여 기종 가운데 30개 기종을 신제품으로 내놓아 전세계에서 몰려온 2200여명의 딜러와 고객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25년째 창원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흥수씨(42)는 “워크아웃도 졸업하고 영업도 잘 되고 있지만 직원들 모두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며 공장 분위기를 전했다.

<창원〓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