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음식]"인사동엔 뚝배기 스파게티 제격"…외식업체 이색마케팅

  • 입력 2001년 10월 31일 18시 43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다. 요즘 서구풍 외식업체들은 각 지역의 분위기에 맞추는 마케팅을 펼쳐 인기다.

30∼40대 부부가 많이 찾는 곳은 당연히 아이들 놀이방이 있고 20대 초반을 위해서는 각종 메이크업쇼 등이 기본. 체인점 인테리어나 메뉴는 본사가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원칙을 깨고 지역에 맞게 독특한 메뉴나 매장을 선보이기도 한다.

▽뚝배기와 스파게티, 절묘한 앙상블〓 지난달 30일 문을 연 서울 인사동 초입의 스파게티 전문체인점 ‘스파게띠아’는 다른 10개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메뉴가 있다.

한국 고유의 느낌이 살아있는 인사동에 맞게 ‘김치 스파게티’와 ‘고추장 스파게티’를 뚝배기에 담아 내놓는다. 후식으로 제공하는 깜찍한 항아리에 담긴 식혜도 재미있다. 또 인사동점 간판만 유일하게 한글로 돼있다.

▽창호지문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다국적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도 올해 8월 전통의 거리 인사동에 한국형 매장을 선보였다.

전세계 스타벅스 4700여개의 매장은 공통의 스타일을 따르는 게 원칙. 중국 자금성 매장을 열 때도 중국전통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스타벅스 스타일’을 따랐다. 인사동 매장은 세계 최초로 간판을 한글로 표기했으며 1층 외관에 기와무늬, 2층은 창호문과 황토흙으로 인테리어했다. 떡과 빵를 조화시킨 신메뉴 ‘떡패스츄리’도 개발했다.

▽로데오거리의 아이스크림 카페〓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 매장은 아이스크림 매대 옆에 조그만 탁자들이 마련돼 있는 것이 보통. 세련된 젊은이들이 모이는 서울 압구정점의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3층짜리 카페다.

올해 8월 문을 연 이곳에서는 흰모자를 눌러쓴 아이스크림 전문 주방장이 뜨거운 식빵에 아이스크림과 꿀소스를 조화시킨 허니브래드, 브라우니와 망고를 이용한 망고브라우니 등을 만든다. 주요리 8가지, 아이스크림과 생과일로 만든 파르페 3가지, 아이스크림 음료 6가지 등.

▽맞춤 서비스는 기본〓‘베니건스’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5,6명 단위로 주로 찾는 ‘패밀리레스토랑’이지만 도곡점에는 대형 중국집에 있을 법한 70석 규모 연회석이 2개나 있다. 인근이 오피스타운이어서 직장 모임이 많기 때문. 인터넷 존도 마련돼 있다. 20대 초반 고객이 많은 대학로점은 발렌타인데이 졸업 성년의날 등 온갖 기념일에 시도때도 없이 메이크업쇼 등 이벤트를 펼친다.

또다른 패밀리레스토랑 ‘스카이락’은 김포점을 레스토랑에 빵집까지 갖춘 퓨전형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인근에 빵집이 많지 않다는 점에 착안한 것. 간단한 식사를 하려는 고객을 위한 샌드위치류는 물론 케익 등 60여종의 빵을 직접 구워 판다.

바베큐립 전문업체인 ‘토니 로마스’에서는 문화공간과 연계 이벤트가 많다. 광화문점은 같은 건물내 씨네큐브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경우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예술의 전당점은 공연을 관람한 이들에게 샐러드를 제공한다. 토니로마스와 스파게띠아 마케팅팀 김정하매니저는 “지역 특색에 맞는 마케팅은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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