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급여관리-사원복지도 '아웃소싱 바람'

  • 입력 2001년 10월 7일 18시 49분


제일제당 직원들의 급여를 처리하는 일은 제일제당 밖에서 이뤄진다. 올 3월 완전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휴먼파트너’사에 급여 보험처리 학자금대출 등 인사 총무 사원복지 업무를 아웃소싱했기 때문. 경조사비 콘도예약 건강검진 등도 휴먼파트너가 대행한다.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업무를 대행하는 아웃소싱업체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사내고유업무로 여겨지던 직원대상 관리 지원영역을 상품화해 제공하는 ‘기업 대 기업 대 근로자(B2B2E)’식 사업이다.

기존에는 사원 대상의 업무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비과세인 교통비 등이 과세 항목에 포함되는 등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자체적으로 병원 콘도 여행사 등과 일일이 계약하기 힘든 중소기업의 직원들은 대기업에 비해 누릴 수 있는 혜택도 적었다.

98년 10월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스탭스’는 3년 만에 약 60개의 고객사를 가진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수가 많지 않은 외국계 기업이나 중소기업 직원의 경우 회사가 직접 여러 콘도의 회원권을 갖고 있지 않아도 스탭스를 통해 싸게 콘도를 예약할 수 있다. 건강검진 꽃배달 등도 마찬가지. 신생벤처기업들은 초기에 사원업무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드는 인력 시간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탭스의 박천웅 사장(한국아웃소싱기업협회 회장)은 “과거엔 담당자가 사내 지원업무를 ‘거쳐가는 부서’로만 여겼던 반면 스탭스 직원 대다수가 사회보험관리사 아웃소싱지도사 정보검색사 자격증을 따는 등 전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너두’는 기업의 복리후생제도를 아웃소싱 받아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업체. 고객사 직원은 자기 회사의 복리후생 예산 범위 안에서 복지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신청한다. 고객사는 예산내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고객사는 현재 40여개.

연봉제 도입으로 급여수준에 대한 ‘내부보안’이 중요해진 것도 아웃소싱업체를 찾는 이유다. 내부 직원들끼리는 각각의 연봉 수준이 알려지지 않아야 하기 때문.

스탭스의 올 예상 매출액은 약 60억원(인사 복지부문). 올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제너두는 약 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사원복리후생 관련 잠재시장 규모는 약 5조원.

한편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의 한봉훈 사장은 “기업들이 아웃소싱을 전문성 확보와 총비용감소라는 경쟁력 강화 측면보다는 단순히 고용조정용으로만 여기는 등 인식상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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