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수출…경제5단체 "위기극복 동참" 호소

  • 입력 2001년 9월 13일 19시 08분


경기 부천시의 가방수출업체인 ㈜태양은 12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사무실이 있는 바이어로부터 “가방 구매 계약을 무기 연기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주로 뉴욕 상점들에 납품될 13만4000개(21만5000달러 어치)의 가방이었다. 이번 테러사태로 사무실이 붕괴돼 버린 탓이었다.

13일 산업자원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협회가 각각 설치한 수출비상대책반에는 미국 테러사태로 인한 수출차질 사례가 속속 접수됐다. 또 해외 바이어들의 한국방문 일정이 취소되고 미국과 한국에서 예정됐던 수출박람회 계획이 무기 연기되는 등 테러사태로 인한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무역협회가 이날 중소 수출 회원사들로부터 접수한 피해건수는 53개 업체 271건으로 피해금액은 2540만5095달러.

피해유형별로는 수출상담 중단이 1924만6000달러로 가장 많았고 △수출대금회수 지연 260만6220달러 △선적서류 송달차질 161만1294달러 △선적중단 154만6581달러 △현지법인 금융조달차질 39만5000달러 등이었다.

산업자원부 이병호 무역정책심의관은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해 있던 미국의 세관본부 항만청 등이 건물 붕괴와 함께 제 기능을 못하고 수출입 물류와 통관업무가 정상화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피해규모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계는 미국의 테러참사와 관련해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키로 하는 한편 정부와 정치권, 노동계도 기업의 위기극복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과 김효성 대한상의 부회장 등 경제5단체 부회장들은 13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미국 테러사건에 직면한 경제계의 입장’을 발표했다.

<김광현·박원재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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