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들인 보령火電 중대 결함… 완공 2년넘게 가동중단

  • 입력 2001년 8월 22일 22시 48분


한국전력이 1조원 가까운 공사비를 들여 98년 설비를 완공한 충남 보령복합화력발전소가 구조적 결함이 있는 발전기를 도입하는 바람에 완공 2년이 지나도록 정상가동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한전은 특히 상업운전실적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시작품(試作品)에 가까운 발전기 모델을 도입해 기종선정 및 도입과정이 졸속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산자위 소속 안영근(安泳根·한나라당) 의원이 22일 한전으로부터 제출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이 보령 복합화력발전소에 장착하기 위해 96년 도입한 프랑스 알스톰 파워사의 발전기에 구조적 결함이 발견돼 2년 넘게 발전소 가동률이 1%대에 머물러 사실상 발전소 기능을 못하고 있다.

한전 6개 발전소 자회사 중 하나인 한국중부발전에서 운용중인 보령복합발전소는 지난해 3월 시운전을 강행했다가 냉각용 공기배관이 파열되면서 제대로 가동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해 3월 예정됐던 본격 가동시기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안 의원은 “알스톰사는 사고직후 한전에 올 12월까지 기기를 완전복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한전측은 이런 약속불이행에 대해 제재할 방법도 없고 무조건 감추는 것이 능사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전기는 8개의 가스터빈과 4개의 증기터빈으로 이루어졌고 한전측은 지명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알스톰 파워로부터 발전기를 납품받았다.

이 발전기 기종은 한국을 비롯해 뉴질랜드 미국 등 6개국에 총 38기가 판매됐으나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정상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원(金東源)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은 “준공 지연에 따라 알스톰사로부터 1800만달러를 징수했고 올 12월까지 750만달러를 추가로 징수할 예정”이라며 “알스톰측이 11월에는 수리에 들어간다는 방침인 만큼 내년 7월에는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중부발전측은 “문제가 된 기종은 세계 4개사의 공개경쟁에 의해 기술력과 경제력을 종합평가해 구매계약을 했다”고 해명했다.

또 산자부 한전측은 물론 안 의원도 “일부 언론에서 ‘보령화전 결함으로 1조원을 날릴 판’이라고 보도한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밝혔다.

<김동원·김정훈기자>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