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업종간 경쟁 치열해졌다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44분


업종간 벽이 사라지고 있다.

복사기업체와 프린터업체들이 경쟁하는가 하면 주유소가 편의점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식이다. 기업들은 자신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고수익을 찾다보면 영역을 넓히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나만의 영역은 없다〓신도리코 후지제록스 롯데캐논 등 복사기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복사기능 이외에 레이저프린터 팩스 및 스캐너도 되는 ‘디지털 복합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 복사기능만으로는 급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세상을 주도할 수 없기 때문. 그러자 프린터업체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한국휴렛팩커드 삼성전자 등 주요 프린터업체들도 올해부터 저가형 복합기제품을 내놓고 있다.

중고차 매매서비스 분야도 자동차 제조업체와 정유업체들의 경쟁이 불붙었다.

SK는 엔카닷컴(encar.com)을, LG정유는 야후 국민신용카드와 공동출자한 얄개네트워크(yalge.com)를 통해 중고차사업에 나섰다. 현대차 대우차 등 전통 자동차업체들은 중고차 매매사이트와 함께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업체들도 화장품사업에 나서고 있다. 제일제당은 5월 CJ엔프라니를 분사해 식물나라 데이시스 엔프라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풀무원은 자회사 풀무원테크를 통해, 대상은 일본 화장품 회사인 시세이도와 합작해 ‘엔센디’를 설립하면서 화장품사업에 나섰다.

동양제과 제일제당 등은 영화사업에도 나서고 있으며 한국통신은 게임산업에 진출했다.

▽벽 허물기 더욱 확산 전망〓삼성경제연구소 유석진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업종붕괴의 흐름은 1990년대 초반부터 있었다”며 “세계 종합가전제품의 대명사인 소니가 신개념 PC인 ‘플레이스테이션 2’로 ‘X박스’를 내세우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최대 경쟁관계가 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최근 두드러지기 시작했으며 1∼2년 안에 세계 유수기업은 대부분 업종에 관계없이 무차별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이미 소니는 온라인 뱅킹사업에 이어 소매금융업에 진출해 금융사들을 떨게 하고 있다. MS와 IBM은 컨설팅업에 진출해 매킨지 등이 긴장하고 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