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대油化 일단 위기모면

  • 입력 2001년 7월 12일 19시 10분


현대건설이 현대석유화학에 대한 완전 감자(減資)에 동의하면서 현대석유화학이 ‘공장가동 중단과 법정관리’라는 위기에서 벗어났다.

현대석유화학 채권단은 그동안 현대석유화학의 부실경영과 관련, △현대계열사 지분 완전 감자 △경영진 퇴진 △노조의 구조조정동의 등 3개항을 요구했으나 현대건설 등이 감자에 반대해 해결이 미뤄져왔다.

현대건설은 12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에서 심현영(沈鉉榮) 사장 등 7명의 사내외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고, 현대석유화학 채권단에 현대건설이 보유한 주식지분 11.63%를 넘겨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주주권 행사 위임장’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는 자산이 부채보다 2000억원이나 많은 상태에서 완전감자를 하면 증여세 납부문제가 걸리므로 부분감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국가 경제에 끼칠 악영향과 현대석유화학 임직원의 고용문제 등을 걱정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석유화학 채권단은 이미 동의서를 제출한 현대중공업 현대종합상사 현대미포조선 하이닉스반도체 등을 합해 총 73.09% 지분을 확보하게 돼 조만간 주주총회를 열고 완전감자를 결의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이날부터 수입신용장(LC) 한도 2억5000만달러 증액과 신규자금 850억원 지원 등 미뤄왔던 6221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에 나섰다. 또 2금융권 보유채권 3087억원을 10월까지 만기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유화는 채권단의 자금지원에 이어 앞으로 출자전환과 국내외 매각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건설 이사회는 “채권단이 완전감자를 하면 추가손실 731억원이 발생해 부채비율이 연말 목표(299%)보다 10∼15% 포인트 정도 높아져 신규공사 수주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채권단에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에 대해 “일단 급한 불부터 끈 다음 추후 논의하겠다”는 유보적인 반응을 밝혔다.

<황재성·김두영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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