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7개그룹 조사]기업정책싸고 정치권 연일 공방

  • 입력 2001년 5월 15일 18시 17분


여야는 15일에도 재벌 규제 정책의 완화 여부를 놓고 공방을 계속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규제 완화 주장은 재벌 편들기에 불과하다”고 몰아붙였고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주장이야말로 이분법적 흑백논리”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은 “재벌을 편드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30대 기업의 순자산 대비 출자총액은 평균 33% 수준”이라며 “출자총액한도를 순자산의 25%에서 35%로 상향조정하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이를 현실화시켜주자는 것 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재벌규제 정책은 현 정권 이전부터 해오던 낡은 정책으로 이미 실패했음이 입증됐다”며 “과도한 규제를 풀어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것을 재벌 편들기로 모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재벌정책의 핵심은 규제 강화가 아니라 집단소송제 도입, 결합재무제표 공개 등을 통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정부는 아무 것도 해내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재벌 규제 완화 논란이 친(親)재벌이냐 반(反)재벌이냐는 식의 정치공방으로 비화하면서 막상 각론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실종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당초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려고 했던 정부도 정치권의 친 재벌-반 재벌 논쟁이 벌어지면서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승희(左承喜)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정부 규제는 그 원인과 결과를 놓고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무슨 얘기를 하면 ‘누구 편이다’ 하는 식으로 논쟁이 번지고 있다”며 “이런 식의 논쟁은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이제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순수하게 경제논리로 사안을 따져야 하는데 이상하게 정치논리로 번지고 말았다”며 “우리 당도 재계의 요구가 있기 전에 문제 제기를 했었다면 엉뚱한 오해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윤종구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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