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200명 집단 사의…금융감독체계 개편 항의

  • 입력 2001년 4월 10일 18시 27분


금융감독원 직원 1200여명이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항의해 사직서를 쓰기로 결의했다. 금감원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비상총회를 열고 정부의 금융감독기구 개편안은 관치금융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며 이에 반대하는 뜻에서 11일 중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민간인 신분이지만 금융감독이라는 공적(公的) 업무를 맡아 금융구조조정을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전직원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금융감독 조직개편에 차질이 예상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일단 업무는 정상적으로 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근영(李瑾榮) 금감위원장은 9일 밤 원내 방송을 통해 “금감위―금감원의 현 체제를 가급적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직원들의 동요는 줄어들지 않았다. 조영균 노조위원장은 “이위원장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미 발표된 재정경제부의 개편안이 무효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이날 결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 국 실장 34명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한 국장은 “이근영위원장의 약속을 믿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