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B2B 국내벤처는 찬밥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8시 48분


대기업들이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를 추진하면서 국내 벤처기업을 외면한채 외국업체와 손잡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외국 기업에게 솔루션을 맡기면 가격과 판매 면에서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

대기업의 소모성 조달품(MRO) 거래는 연간 40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 국내 대기업 계열 100여개사는 올 하반기 전자상거래 기반을 마련하고 내년초 사업을 목표로 이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 시장에서 ‘연합군’을 형성하며 자체적인 ‘구매력’을 십분 활용중이다.

MRO 전자상거래 솔루션은 국내 벤처기업이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기술. 그렇지만 세계 시장에서 물품을 싸게 구입하려는 ‘마케팅 계산’ 때문에 외국기업에 솔루션 개발을 맡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등이 18개 기업이 참여한 KEP는 ‘아이투’라는 외국 기업에게 모듈 솔루션을 맡겼다. 28일 출범한 지티웹코리아도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인 커머스원의 제품을 이용, 커머스원이 구축한 54개국 공용 ‘글로벌 트레이딩 웹’에 가입했다.

일부 사이트들은 외국 기업이 개발한 솔루션이 국내 기업의 구매 환경에 맞지 않아 개설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도 외국 기업을 고집하고 있다.

한국통신 포항제철 한진그룹과 함께 엔투비(N to B)를 구축한 삼성과 KEP 주주였던 SK는 MRO 사이트 개설이 이처럼 늦춰지자 최근 연합군에서 빠져나와 독자 노선을 걸을 태세다.

기자재 조달 사이트를 운영중인 파텍21의 김남홍 사장은 “관련 솔루션개발을 자꾸 외국기업에 맡기면 국내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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