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회생 '산넘어 산'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8시 38분


대우자동차 노사가 인력감축에 합의는 했지만 ‘회생’의 길로 직행하기에는 적지 않은 고비가 남아 있다.

노조는 당장 “인력감축 원칙에 합의했지 감축규모에 합의한 것은 아니다”고 밝히고 있어 인력감축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한 상태다.

채권은행단은 “대우차가 자금지원을 요청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자금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도 구조조정 방안이 명확해진 뒤에야 정밀실사 등에 관한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가 바라는 대로 살아나 매각되기까지는 아직도 산 넘어 산인 것이다.

▽핵심은 구조조정〓대우차 경영진은 일단 해외매각이 없어도 대우차가 자력갱생할 수 있는 구조조정 방안을 만들고 있다. 컨설팅사인 아더앤더슨이 최근 제시한 내년도 대우차 자력갱생방안에서는 ‘파격적’인 구조조정안을 담고 있다. 부평공장과 군산공장은 1교대, 마티즈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은 2교대로 가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생산규모를 기존 연간 100만대에서 50만∼60만대로 줄이자는 것.

이처럼 생산규모가 줄어들면 인력은 6500명을 줄여야 한다. 또 직원들의 보너스 700%도 반납하고 협력업체의 부품 공급단가를 크게 낮춰 원가를 줄인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안은 10월말 대우차가 자체 마련한 구조조정 방안과 크게 차이가 난다. 인력감축 규모도 3000명이나 많고 보너스 반납액수의 차이도 크다.

아더 앤더슨-대우 자체 구조조정안 비교

아더 앤더슨 자력갱생안대우차 자체 구조조정 비교
인력감축 6500명직원 3500명 감원
부평 군산 1교대,창원 2교대로 생산규모 연산 100만대에서 50만∼60만대로 축소직원 1000명 작업장 순환배치
직원 보너스 700% 반납직원 보너스 200% 반납
협력업체 공급 단가 낮춰자판에 대한 판매 마진율 18%에서 15%로 낮춰
내수 및 수출단가 올려내수 및 수출단가 2∼3% 가량 올려
해외 법인 구조조정해외 법인 구조조정

만일 이 방안대로 추진되면 노조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노조는 이미 구조조정 동의서는 제출했지만 경영혁신위원회를 통해 구조조정 방안 마련에 참여하기로 해 최대한 입지는 다져놓은 상태다. 당초 사측은 다음달 1일부터 구조조정 방안을 실행하기로 했었지만 노조가 합의문에서 이 조항을 빼는 데 성공, 앞으로 구조조정 합의안이 나오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아더앤더슨은 내년 1월까지 중장기 대우차 회생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GM 협상은〓GM은 대우차에 대해 여전히 관심은 있으나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대우차 고위 관계자는 “구조조정 방안이 확정되기까지는 GM이 가급적 입장표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연말에 외국인의 휴가 시즌과 겹쳐 올해 안에 협상이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사가 인력감축 규모에 대해 확실하게 동의하지 않는 한 GM입장에서는 대우차의 상황이 변한 게 없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GM은 지난달 말까지 대우차에 대한 예비실사를 벌였고 이달 중순께까지 일부 협력업체에 대한 실사도 벌인 바 있으나 더 이상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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