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정상화 가닥 …서산농장 토공 위탁매각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9시 02분


현대건설은 13일 한국토지공사에 서산농장 매각을 위탁하기로 하고 토공으로부터 선수금 2700억원 가량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에 따라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사재출자 등을 뼈대로 한 구체적인 추가 자구안을 이르면 15일 발표할 계획이다. 추가 자구안이 나오면 현대건설의 회생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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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현대건설이 실현가능한 자구안을 내더라도 이를 반드시 지키도록 대주주에게 감자―출자전환에 대한 동의서를 내도록 할 방침이다.

진념(陳稔)재정경제부 장관은 특히 “현대건설 문제의 가장 좋은 해결방안은 자력회생이고 법정관리는 최후수단”이라고 밝혀 현대건설이 자구안을 성실히 이행할 경우 경영권을 인정할 뜻임을 내비쳤다.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은 “채권단 입장에서는 자구계획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동의서를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서산땅 위탁매각, 추가 자구, 출자전환 동의서 제출’을 통해 정상화되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토공은 이날 “토지가 팔리기 전이라도 선수금 일부를 공시지가(3600억원)의 75% 한도(2700억원)에서 지급할 것”이라며 “금융감독기관의 보증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정확한 선수금 규모와 지급일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토공은 현대건설측에 선수금을 주기 위해 주택은행으로부터 2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하고 이자율 등을 협의중이다. 현대건설은 자구안의 핵심내용중 하나인 서산농장 매각문제가 가닥을 잡아감에 따라 15일께 정회장이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직접 발표할 계획이다. 정회장이 발표할 자구안에는 △서산농장 매각 △정주영(鄭周永)전 명예회장과 정회장의 사재출자 △현대건설 보유 계열사 지분 매각 △현대건설 보유 부동산 매각 등이 포함돼 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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