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진출업체 2단계 비상…현지주재 상사원 활동중단

  • 입력 2000년 10월 13일 18시 27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유혈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대 중동수출입 및 주재원 신변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12일 텔아비브 무역관 직원과 국내 기업체의 지·상사 주재원 및 가족에게 상황변화에 따라 3단계 대응전략(컨틴전시 프로그램) 중 2단계 지침대로 행동하라고 지시했다.

무공의 컨틴전시 프로그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대치 및 부분적인 충돌을 1단계로 잡고 2단계는 레바논 시리아 등 인접국가가 팔레스타인에 동조해 개입할 경우, 3단계는 이라크 이집트 요르단 이란 등 범 아랍권이 가세해 이스라엘과 대립하는 양상으로 나눴다. 현재는 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사실상 2단계로 넘어간 것이라는 게 무공의 분석.

이에 따라 현지 교민들도 여행이나 외출을 삼가는 1단계를 넘어 상황이 급박해질 경우 일단 이집트 등 주변의 안전한 국가로 대피하는 2단계를 준비중이다.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3단계는 유럽으로 피신하거나 한국으로 전원 귀환하도록 되어있다.

이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관할하는 국내 종합상사의 요르단주재 지·상사 활동은 사실상 중단됐다. 현지 직원들은 대부분 통행금지로 묶여 육로 출장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블루스에 있는 삼성전자 현지공장은 정상조업이 어려운 상태다.이번 사태로 현지에서의 자동차 및 부품 전기·전자제품 등 주종품목 판매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KOTRA는 “2단계로 레바논 시리아 등이 가세해 국지전으로 번지더라도 이들이 비산유국이기 때문에 원유확보에 큰 타격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73년 1차 오일쇼크처럼 중동 산유국 등이 이스라엘에 대한 압력이나 서방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유가를 급등시킬 우려도 있다 고 덧붙였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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