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환 CB 5162억 코스닥시장 불안

  • 입력 2000년 10월 3일 19시 05분


최근 코스닥시장이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등록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CB)중 미전환물량이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물량 공급확대 효과가 있어 약세장에선 주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

3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해외 CB를 발행한 31개 코스닥기업중 현재 CB의 주식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업체는 모두 17개에 이른다. 상당수 업체가 전환가격 조정에 들어가 8월말 이후 CB의 주식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

미전환 해외CB 발행잔액은 이에 따라 8월말 현재 5816억원에서 지난달 말엔 5162억원으로 감소했다. 654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된 셈.

이달 들어선 지이티 유니텍전자 미디어솔루션 등 3개사의 해외CB(312억원 규모)가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애널리스트는 “주가폭락으로 현 주가가 전환가격을 크게 밑돌면서 전환청구가 많지 않았으나 최근엔 스탠다드텔레콤 맥시스템 등 시장가격이 전환가격보다 낮은데도 주식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CB투자자들이 주가의 추가하락을 우려,‘하루라도 빨리 주식으로 전환해 팔자’는 생각으로 서둘러 주식전환을 청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

주가가 전환가보다 매우 낮아 전환청구가 어려운 경우에도 발행기업은 상환부담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이는 대부분의 코스닥기업들이 발행 후 1년부터 채권상환 요구를 할 수 있는 ‘풋 옵션’ 조건을 달고 해외 CB를 발행했기 때문. 증권업계는 올해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풋옵션에 따라 상환해야할 금액이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재무구조가 열악하고 CB상환 압력에 직면한 기업의 주식에 대해서는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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