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진출 외국기업, 매출 1兆 잇단 돌파 기염

  • 입력 2000년 9월 20일 18시 34분


국내시장에서 매출액 1조원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외국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98년 핀란드 이동통신업체 노키아티엠씨(약 1조 4000억원)가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 1조원기록을 세운데 이어 지난해에는 노키아(약 1조6950억원)와 모토로라코리아(약 1조1440억원)가 가담했다. 올해는 한국휴렛패커드 한국바스프 등도 ‘1조 매출’시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방화 국제화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다국적기업, 외국기업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그만큼 외국기업의 영향력도 눈에 띠게 커지는 추세다.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외국기업의 비중은 이미 20%에 육박하고 있다. 제조업쪽 보다는 금융부문에서의 비중이 높아 증권시장의 경우 외국자본의 비중은 30%를 넘고 있다. 외국투자자의 동향이 막바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이제 외국자본은 국내 증권시장에서 전혀 낯설지 않다.

20일 한국은행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지분 50% 이상인 외국기업이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8.5%로 96년의 5.5%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외국기업이 한해 창출하는 부가가치도 지난해 국내 총 제조업 부가가치의 21.2%로 96년 4.6%에 비해 5배 이상 늘었다.

97년 IMF를 전후해 한국에 진출하거나 투자를 늘린 외국기업들은 국내 경제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해에는 외국기업 30위권 기업들이 대부분 높은 성장을 이룩했으며 특히 10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룬 업체도 많았다.

매출 기준으로 독일계 종합화학업체인 한국바스프가 무려 430% 이상 늘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며 모토로라코리아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 컴팩코리아 등의 매출도 배 이상 늘었다.

한국바스프는 울산공장 등 신규공장 건설에 따른 생산량 증대와 97, 98년 인수합병한 한화 효성바스프, 대상그룹 라이신부분 등의 생산 본격화가 국내외 시장 수요 증가와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지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가 휴대전화인 모토로라코리아는 국내 휴대전화의 폭증이 가장 큰 배경이 됐다.

국내 경제의 주축인 자동차 산업도 삼성자동차가 프랑스 르노에 합병, 9월 1일 르노 삼성자동차가 공식 출범함으로써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됐다.

현대자동차도 지분 10%를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에, 5%는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는데다 대우자동차가 미국 GM에 매각되는 경우에는 자동차 산업에서 외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LG 경제연구원 박병관연구원은 “외국인 직접투자의 증가는 생산과 고용을 확대해 경제의 성장활력과 효율성을 높여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며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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