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TV 도메인을 잡아라

  • 입력 2000년 8월 20일 18시 37분


미국은 1867년 러시아로부터 720만달러에 알래스카 땅을 사들였다. 당시 이 동토(凍土)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쏟아져 나오는 금과 지하자원, 지정학적 가치는 엄청났다. 러시아는 땅을 치며 후회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인구 1만명의 국가인 투발루의 인터넷 국가도메인(TLD)인 ‘닷tv’를 미국의 한 기업에 팔아버렸다. 도메인 가격은 알래스카의 7배에 달하는 5000만달러. 그러나 설마 했던 이 도메인이 최근 전세계 인터넷 방송국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금싸라기’로 돌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700개를 돌파한 인터넷TV 방송들이 주목하고 있는 도메인이 되고 있다.

20일 도메인 등록업체인 인프라자(www.inplaza.net)는 미국의 도메인 관련업체와 제휴, 닷TV 도메인 등록을 실시간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프라자측은 상품성과 경제적 가치가 높은 TV도메인은 경매방식으로, 그 외의 TV도메인은 등록비를 낮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닷tv’ 도메인을 확보하려는 방송국은 이미 외국에서 줄을 잇고 있다. ‘free.tv’와 ‘china.tv’ ‘net.tv’가 이미 10만달러를 내고 ‘닷tv’ 도메인을 사갔다. ‘i.tv’ ‘asia.tv’ 등도 3만달러선에 매각됐다는 것.

인프라자측은 “cnn.com이나 abc.com을 쓰는 것보다는 cnn.TV나 abc.TV를 사용하는 것이 사이트의 성격을 쉽고 구체적으로 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유무선 방송국과 인터넷 방송국이 도메인 등록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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