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시장규모 3년뒤 CRT 추월"…국산점유율 50% 넘을듯

  • 입력 2000년 7월 19일 18시 49분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현대전자 등 TV와 컴퓨터의 디스플레이(화면 부위)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이 세계 각 가정의 거실이나 사무실을 변화시키고 있다.

평면 디스플레이(LCD) 시장이 정보 단말기와 디지털 가전기기 등의 호황에 따라 급속도로 확대됨에 따라 2003년경에는 기존의 브라운관(CRT) 시장 규모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시장점유율(약 40%)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업체의 LCD 세계시장 점유율이 2, 3년 내에 5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고속성장이 예상되는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탠퍼드 리소스 등의 자료를 토대로 LCD 시장 규모가 2003년에 약 270억달러에 달해 230억달러에 머물 CRT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윤중(尹潤重)책임연구원은 “2005년에는 4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용 평면 디스플레이(PDP)를 제외한 중소형 평면 디스플레이만으로도 CRT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 리서치사도 최근 보고서에서 CRT는 부피와 무게가 크고 4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을 구현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어 디지털 방식의 LCD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LCD 시장이 CRT 시장 규모를 넘어선다는 것은 단순히 제품의 세대교체에 그치지 않는다. 가정 거실이나 사무실의 공간 사용에 대한 개념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LCD의 급속한 확산은 거실이나 사무실의 구조를 바꿔 실내공간의 ‘작은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평면 벽걸이TV가 확산돼 TV 받침대를 고려해 설치됐던 가구가 없어지면 거실을 넓게 쓸 수 있고 사무실에서는 평면 디스플레이 컴퓨터의 확산으로 책상 사용 공간이 커진다. LCD, PDP 등 평면 디스플레이는 생산공정 효율화에 따른 비용절감과 화면 크기 조절에 따라 의료기기 이통통신기기 등으로도 시장을 확대해 기존 브라운관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

반면 1940년대 처음 시판된 뒤 가격이 저렴하고 해상도가 뛰어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온 아날로그 방식의 CRT는 서서히 석양이 드리워지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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