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他영역 진출 '곁눈질'…창투사에 6% 투자

  • 입력 2000년 7월 16일 18시 55분


코스닥기업들이 올 들어 사업다각화나 통합(시너지)효과 등을 노려 다른 법인에 출자한 1조5285억원 가운데 6%에 이르는 900여억원을 핵심사업과는 거리가 먼 금융업(창업투자회사)에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올 들어 10일까지 코스닥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은 작년 동기보다 67.7% 늘어난 4조6785억원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3조1644억원(136건), 회사채 발행으로 1조5141억원(87건)을 끌어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코스닥기업들은 이렇게 유치한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나 시너지 효과 등을 위해 타법인에 1조5285억원을 투자했고 이중 5.9%인 903억원은 회사의 주사업 내용과는 무관한 창투사 출자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타법인 출자규모는 코스닥기업 전체의 올 1·4분기(1∼3월) 당기순이익 5591억원의 2.7배가 넘는 것으로 영업이익이 아주 적거나 적자인 인터넷관련 기업이 유상증자 대금을 주요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새롬기술은 두 차례 출자를 통해 벤처기업 육성과 투자활성화를 위해 창투사인 새롬벤처스(자본금 250억원)를 세웠고 핸디소프트도 파트너스벤처캐피탈에 125억원(지분 62.5%)을 출자했다(표 참조).

코스닥시장 주변에서는 “기업들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성장하기 위해 타법인 출자로 기술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본연의 기술개발보다 지분투자로 단기 금융소득을 얻는 식으로 변질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측은 “각 기업의 핵심역량과 관련이 적은 업종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는 자본의 효율적 배분에 역행한다”며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와 규모에 대해 주주들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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