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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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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단기급등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많이 오른 은행주 증권주 바이오주 등과 더불어 남북경협 관련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거래소시장은 거래량이 2일 이후 가장 적을 정도로 관망세가 완연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문제 재발 우려, 은행권의 잠재부실, 투신권의 대우 기업어음(CP) 추가손실 등이 남북정상회담 이후 불거져 나올 악재로 거론됐다. 유가 상승, 미국 증시 불안 등 해외요인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
이날 주가급락 만큼이나 관심을 끈 것은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 격감과 투신권의 순매수 전환이었다.
오전장을 순매도로 시작한 외국인은 정오경 순매수로 전환한 뒤 장을 마쳤으나 순매수 규모는 평소의 5분의 1∼15분의 1인 309억원에 불과했다. 한 외국증권사 관계자는 “이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를 주도한 미국 펀드들의 한국종목 편입이 완료됐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투신권은 이날 순매도로 일관한 지 14일만에 12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주가가 800선 밑으로 떨어지면 투신권이 언제든지 순매수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투신 주식운용부 이종원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6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780 이하로 빠지면 투신권 순매수가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주가급등 이후의 단기조정 국면에서는 환매압력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 순매수 타이밍을 잡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오성진과장은 “외국인의 하반기 종목 편입이 마무리되고 순환매에 따른 가격급등 부담으로증시가 780∼850선의 박스권 조정으로 들어가고 있다”면서도 “이번 반등은 상당히 큰 시세전환의 신호이기 때문에 조정시 매수관점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하락국면에 접어드는 것 같다”면서 “주가가 크게 빠지지 않는 한 투신권이 적극적인 순매수로 장세를 방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