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외국인도 창투사 설립바람에 합류

  • 입력 2000년 4월 24일 17시 10분


올들어 대기업과 외국인들도 창업투자회사 설립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86년 이래 올 4월22일까지 등록한 창업투자회사(창투사)는 모두 120개이며, 이중 올해 33개가 신규등록을 마쳤다.

특히 올해는 여태까지 창투사 설립을 주도했던 은행 등 금융기관이나 자금력이 풍부한 개인투자가 뿐만 아니라 30대 그룹 계열사를 포함한 대기업과 외국인도 창투사 설립바람에 합세하는 새로운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대기업과 외국인들이 올해 등록한 창투사는 모두 11개로 올해 신설된 33개 중 3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는 대기업이 설립한 창투사는 대림산업의 대림코퍼레이션 하나뿐이었으나 올해는 제일제당이 드림디스커버리, 한화증권이 한화기술금융을 설립했으며, 코오롱상사(코오롱벤처캐피탈), 두산(네오플럭스캐피탈), 동성화학(메리디안창투), 이수화학(페타캐피탈), 한국유리(에스엘인베스트먼트), 프라임산업(프라임벤처캐피탈) 등도 각각 창투사를 설립했다.

외국인 역시 미국의 아서 디 리틀(ADL)이 에디엘파트너스, 일본의 벤처 이노베이션이 호크아이즈벤처캐피탈을, 그리고 대중적으로 알려진 손정의씨의 소프트뱅크코리아도 소프트뱅크벤처스를 설립하고 등록을 마쳤다.

이와 함께 호서대학교를 운영하는 호서학원이 호서벤처투자를 등록시켜 학교법인으로는 최초의 창투사를 보유하게 됐다.

중기청의 송종호 벤처진흥과장은 “코스닥시장의 활성화와 기술거래소, 제3시장 신설 등으로 투자자금 회수가 쉬워지고, 인터넷 정보통신과 생명공학 등 벤처투자 수요가 다양화되면서 창투사의 설립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코스닥시장을 통해 성공한 벤처기업들이 출현하면서 창투사들이 높은 수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기청은 창업투자회사의 설립 증가로 인한 창투사간의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고 건전한 투자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앞으로도 숙박 및 음식점업, 부동산업 등 유흥사치업종, 30대 재벌 계열사등에 대한 투자는 계속 제한하고 창투사와 창투조합간, 창투사 대주주의 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를 제한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창투사는 상법상 주식회사로서 자본금 100억원 이상이어야 하며, 대표이사가 신용불량자나 다른 창투사의 최대주주 또는 임직원이 아니어야 한다. 아울러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창투사 등 금융기과관 유경험자 등 전문인력 3인 이상을 보유하고 적정한 시설을 갖춰야 설립할 수 있다.

이기석<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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