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후순위채발행 앞다퉈…"자본확충계획 월내 마무리"

  • 입력 2000년 3월 13일 19시 25분


2차 금융 구조조정의 첫 시금석이 될 3월말 BIS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은행들이 당초 일정을 앞당겨 이달말까지 자본확충계획을 마무리지을 전망이다.

내년 시행되는 예금부분보장제의 영향으로 하반기에 은행간 자금이동이 본격화할 경우 3월말 BIS비율이 우량은행과 비우량은행을 판가름할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

조흥은행은 당초 연내로 계획한 후순위채 발행계획을 대폭 앞당겨 이달초 외화후순위채 3000억원을 발행한데 이어 상반기로 계획했던 원화 후순위채도 이달중 1000억∼2000억원 규모로 발행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조흥은행은 이같은 후순위채 발행으로 BIS비율이 작년말 9.75%에서 3월말 10.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흥은행 자본관리실 이승현과장은 “지난해 많은 손실을 털어낸 상태이기 때문에 당초 발행시기를 별도로 정하지 않고 올해는 영업이익을 통해 자본확충을 할 계획이었으나 다른 은행들이 앞다퉈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바람에 일정을 대폭 앞당겼다”고 말했다.

한빛은행도 1월까지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지 않다가 지난달부터 경쟁 은행들의 후순위채 발행이 잇따르자 준비를 서둘러 이달초 3000억원 규모의 원화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올해 더 이상의 자본확충은 필요없다는 입장. 작년말 BIS비율이 각각 12%와 12.14%로 우량은행으로 분류된 국민과 한미은행조차도 다른 시중은행에 뒤지지 않기 위해 각각 2000억원과 1000억원의 후순위채를 이달초 발행했으며 하나 외환은행은 이미 지난달 발행해 자본확충을 끝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시행으로 분리과세가 되는 후순위채권에 뭉칫돈이 몰리자 이때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을 끝내자는 심리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후순위채 발행에도 은행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두드러져 정작 자본확충이 시급한 지방은행들은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한 곳도 후순위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국민 외환 등은 추가 발행을 해야할 정도로 고객이 몰려들었다. 하나은행 곽우석차장은 “올해 은행구조조정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은행들마다 3월말 BIS비율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후순위채권은 만기 5년으로 보완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자본확충의 주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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