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패론 공방]97년 '청와대 회동' 다시 논란

  • 입력 2000년 3월 10일 19시 21분


경제 실정 책임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97년 대선 직전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3당 후보간 ‘IMF 회동’ 논쟁으로까지 비화됐다.

97년 12월13일 청와대에서 열린 YS와 3당 후보간 긴급 회동은 ‘IMF와의 합의 사항을 준수하겠다’는 정치권의 다짐을 대외적으로 밝히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 회동에서의 설전이 뒤늦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

당시 국민신당 후보로 회동에 참석했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거대책위원장은 10일 선대위 간부회의에서 회동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몰염치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위원장에 따르면 당시 이회창후보가 김대중(金大中)후보를 향해 삿대질을 하면서 “당신이 재협상하자고 해 일이 꼬여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며 IMF제안을 수정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김대중후보는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 IMF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아픔을 아느냐”고 반박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는 것.

이에 대해 이회창총재측은 즉각 “터무니없는 작문”이라고 일축. 이총재의 한 측근은 “DJ가 정권을 잡은 뒤 IMF에서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모두 들어줘 놓고 이제 와서 책임론을 꺼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당시 회동이 끝난 뒤 참석자들의 얘기에 따라 보도된 내용은 이 같은 공방과 다소 거리가 있다. 보도 내용은 “이후보가 ‘IMF와의 합의 내용을 집행하는 도중 김후보가 재협상을 하겠다고 해서 문제가 생겼다’고 공격하자 김후보가 ‘재협상이 아니라 추가 협상을 말한 것으로 국민의 70%가 재협상을 원하고 있는데 내게 모든 것을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는 것.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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