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재경장관 인터뷰]""정부출자銀 조기민영화 반대"

  • 입력 2000년 2월 13일 19시 34분


정부는 조흥 한빛 등 정부출자 은행의 민영화계획을 4월말까지 마련하되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하는 조기민영화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콜금리(은행간 초단기금리)의 추가인상을 자제하고 총통화(M)증가율을 현행 8∼10%수준으로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또 재정이 맡아온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기능을 민간기업에 대폭 이양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여유재원을 복지체제 구축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은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행은 올해 국제유가와 농산물을 제외한 나머지 물가상승률(근원인플레이션)이 1.5% 이하면 금리를 내리고 3.5% 이상이면 금리를 올리기로 정부와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장관은 또 “현재 정부출자은행의 주가가 액면가 이하이고 경영정상화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당장 주식매각을 하기는 어렵다”며 정부출자은행의 조기민영화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장관은 “재벌총수중심의 경영관행은 수십년에 걸쳐 고착되어 온 것이므로 당장 변화하기는 어려우며 올해에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책이 경영현장에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자동차 매각과 관련해서는 “인수기업이 대우자동차의 장래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까지 해야 하며 부품을 외국에서 가져다가 조립만 하면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장관은 생산적 복지체제의 재원 문제에 대해 “적자감축 과정에서 한정된 재원을 활용하여 복지체제를 구축하려면 재정의 SOC확충기능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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