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사업 수주 경쟁 치열… LG, 개포 재개발 파격제의

  • 입력 2000년 2월 12일 20시 07분


서울시내 아파트재건축 사업권 수주를 위한 대형 건설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 등 대형 건설업체들은 강남구 송파구 등지의 재건축아파트 사업권 수주를 위해 이주민에게 무이자 이주비로 1억원 이상을 지급키로 하거나 광고비로 수억∼수십억원을 책정하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사업자 선정 입찰을 위한 신청서를 마감한 개포 주공 4단지의 경우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LG건설 등 3개사가 응찰했다.

LG건설의 경우 무이자 이주비로 가구당 8000만∼1억2000만원, 유이자 이주비 2000만∼3000만원 등 이주비로 모두 1억∼1억5000만원을 제시해 경쟁사들을 놀라게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이후 무이자 이주비가 1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건설 관계자는 “서울시 재개발 사업에서 LG건설이 후발업체인 만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사업수주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무이자 이주비를 높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가락 시영아파트의 경우 당초 지난해 11월초 사업자를 선정키로 했으나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면서 19일로 연기된 상태. 이 과정에서 현대컨소시엄과 삼성측은 30억∼40억원대의 홍보광고비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체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이들 사업의 공사비가 모두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인 까닭도 있지만 이 사업을 수주하면 앞으로 추가 발주될 개포 1단지와 잠실 주공 5단지 및 반포 2,3단지 등 저밀도아파트의 재개발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강남 일대에서 추진될 아파트재건축 사업규모는 모두 10조원을 넘는다”며 “업체들의 수주경쟁은 앞으로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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