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면 뛰고 사면 폭락…코스닥 개미군단 "헷갈리네"

  • 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코스닥시장이 8일 하루 지수 변동폭 25포인트를 넘어설 정도로 급등락을 거듭, 전형적인 ‘롤러코스터’(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장세가 뒤바뀔 때마다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 반면 지난달 17일 이후 16일째 순매수행진을 이어간 외국인들은 개인들이 쏟아낸 매물을 사들여 대조를 보였다.

코스닥 전문가들은 “당분간 종합지수 220∼230 사이에서 횡보하는 장세가 될 것 같다”면서도 “투매(投賣)에 나서는 것보다는 이번 상승장에서 덜 오른 저평가 종목을 발굴, 종목교체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8일 하루새 25P 널뛰기▼

▽살 때 팔고 팔 때 사는 개인〓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 거래비중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이들의 매매추이를 살펴보면 주가흐름을 거스르는 전략으로 많은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조276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개인은 작년 11,12월 두 달동안 65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이른바 인터넷 정보통신 열풍을 뒤늦게 탄 것. 올들어 거품이 꺼지면서 코스닥 종합지수가 266에서 190선까지 급락한 지난달 20일까지도 개인들의 순매수는 계속됐다.

21일부터는 ‘팔자’에 나섰지만 공교롭게도 주가는 바닥을 치고 급등세로 반전한 뒤. 종합지수가 사상 최대 폭으로 오른 7일에는 다시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8일엔 투매로 돌아섰다.

미래에셋 장덕수 코스닥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잃고 뇌동매매에 나서 손실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순매수세 참고▼

▽조짐은 좋지 않지만 급락도 없다〓코스닥지수가 지난달 말 176에서 8일 장중 한때 252에 이르기까지 급등하면서 이렇다 할 조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불길하다. 신흥증권 코스닥팀 류승철대리는 “일반적으로 거래량 증가는 주식을 사줄 사람이 계속 생겨난다는 측면에서 좋은 신호지만 요즘 상황은 실질적인 자금유입이 미미한 상태에서 회전을 통한 투기적 가수요로 거래가 늘어난 터라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코스닥 종합지수 220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 주가가 이보다 떨어지면 신규 매수수요가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어 급락장세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투신 정순호 펀드매니저는 “지수 220선 아래서는 공격적으로 코스닥주식 편입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투자전략을 공개했다.

▼지수 220선 버팀목 기대▼

▽쉬어가되 ‘흑진주’를 찾아라〓투자자들의 심리가 안정될 때까지는 추격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다만 외국인 순매수가 계속되는 한 저평가된 우량종목은 제한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현대증권 코디스팀 이상구 수석연구원은 “아토 원익 하나로통신 자네트시스템 등 최근 급등장세에서 상대적으로 못오른 종목들은 적정주가를 찾으려는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귀띔.

한투 정 펀드매니저도 “추격매수는 자제하되 고점대비 30%이상 주가가 떨어지는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 단 조만간 발표될 실적을 보고 매출액과 경상이익 순이익 등 주요 지표가 호전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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