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민시장'은 자본주의 학습장…수요-공급따라 값 결정

  • 입력 1999년 11월 21일 18시 47분


북한 주민의 주요한 생필품 구입장소인 ‘농민시장’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메커니즘을 학습하는 시험장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통일부는 방북자 및 북한이탈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북한물가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농민시장에서 거래되는 물품가격이 상품의 수요와 공급원칙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농민시장에서 거래되는 쌀의 가격은 ㎏당 64원(약 30달러)으로 지난해 가격(77원)보다 17% 하락했다. 올들어 국제사회의 곡물지원이 증가하면서 농민시장의 곡물가격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식량난이 완화되면서 피복류와 의약품 등 생필품의 가격은 반대로 급상승했다. 수요증가가 가격상승을 가져온 셈이다.

곡물을 제외한 농민시장의 종합적인 소비품 가격지수는 98년을 100으로 볼 때 99년은 125.8로 25.8% 포인트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의약품은 130%, 피복류는 64%의 가격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일부 상인들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상품이 접경지역보다는 내륙지방에서 비싸게 팔린다는 ‘물류비’개념도 갖게되는 등 최근 농민시장이 북한주민에게 ‘시장경제적 마인드’를 형성해주고 있다는 게 통일부의 판단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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