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박정희式 근대화정책' 따라 하나?

  • 입력 1999년 10월 12일 18시 42분


김정일(金正日)당총비서의 권력승계 이후 꾸준히 추진돼온 북한의 경제개발 노력이 60, 70년대 한국의 경제개발정책을 모델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12일 “김정일이 줄곧 강조하는 ‘강성대국’은 우리가 60년대 추진했던 ‘부국강병’과 성격이 같고 ‘제2의 천리마대진군운동’은 70년대초 우리의 새마을운동과 흡사하다”면서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북한이 우리의 근대화정책을 모델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국자도 “북한이 개발이 부진한 나진 선봉지역 대신 현대측과 서해안 경제특구 개발을 추진하는 것도 과거 우리가 마산 수출자유지역과 창원 기계공단을 조성해 근대화의 전진기지로 삼았던 것과 같은 발상에서 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올들어 19차례나 실시된 김정일의 경제분야 현지지도는 과거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의 경제시찰을 연상케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정일은 1일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에게 “남쪽이 이만큼 발전한 것은 박정희대통령이 추진했던 새마을운동 덕분”이라고 말하는 등 한국의 근대화정책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북한이 한국의 근대화정책을 모델로 삼고 있다면 60, 70년대에 한국 등 일부 개발도상국가들이 공업입국과 수출제일주의의 기치아래 상대적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고 이를 중국이 본받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리라는 게 통일부측 견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경제개발정책이 부분적으로라도 그런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면 앞으로 본격화될 남북 경협과 교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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