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산업/세계적 국내업체]FAG한화-한국로스트왁스

  • 입력 1999년 9월 27일 18시 44분


부품업체들은 대개 조립업체의 화려한 ‘명성’에 가려 거의 ‘무명’취급을 받기 일쑤다. 그러나 일부 부품업체들은 높은 수익률과 탄탄한 재무구조로 무장, 외화내빈(外華內貧)에 허덕이는 조립업체와 좋은 대비를 이룬다.

지난해 10월 합작법인으로 재탄생한 FAG한화베어링도 한화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약 유망 부품업체로 널리 알려진 케이스. 64년 한화그룹이 인수했다가 지난해 독일 베어링업체인 FAG가 출자(70%)해 자본금 2550억원으로 새로 출범했다. 출자금으로 빚도 갚고 감가상각도 끝나 올해부터 상당한 순익이 예상된다.

이 회사의 주력 품목은 기계 에너지 자동차 등 산업현장 곳곳에 쓰이는 1000여종의 베어링. 유럽과 일본의 3,4개 선두업체가 세계시장의 80%를 장악하는 대표적 자본기술 집약적 부품이다. FAG한화는 현재 수입품이 강세를 보이는 이 분야 내수시장에서 35%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300억원(수출 850억원 포함).

기획실의 정찬철 이사는 “수요가 확실히 보장되는 산업 기초부품이지만 투자비 회수기간이 길어 다른 그룹이 쉽게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엔진부품업체인 한국로스트왁스공업도 창업 20여년동안 외곬으로 부품 하나에 매달려온 중소기업. 국내에서는 이름이 생소하지만 ABB GE 프랫앤 휘트니(P&W)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발전 항공기업체가 주요 고객이다.

88년 일반 주물제품의 국내경쟁력이 약화될 위기에 처하자 개도국 업체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엔진부품 등 첨단부품으로 포커스를 맞췄다. 해외고객들이 요구하는 대로 인력배치를 하고 사전에 인증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고 기술습득이 어려운 사업의 하나. 지난해 매출은 80억원이지만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

이 회사 장병문 이사는 “미국 항공기부품업체들이 ‘호랑이를 키우는 일’이라며 기술이전을 거부해 할 수없이 독일 장비를 수입해 기술을 자체적으로 배워왔다”고 말한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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