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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9월 20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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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프린터 중앙처리장치(CPU) 등 컴퓨터부품업체들은 벌써부터 밀려드는 수요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반면 인터넷PC사업에 불참한 대기업과 산하 대리점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국민PC야, 고맙다’〓인터넷PC 시판을 맡은 세진컴퓨터랜드 세지전자 PC뱅크 주연테크 등 12개 제조사는 폭발적으로 밀려들 PC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부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PC뱅크의 경우 국내에서 부품을 구하지 못해 아예 대만에서 PC완제품을 대량수입할 계획.
이들 업체는 국민PC 판매를 계기로 국내 시장을 독점해온 대기업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도전장까지 내밀고 있다.
프린터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 한국휴렛패커드 엡손코리아 등도 연말까지 최소한 10만대의 특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대대적인 판촉에 나섰다. 국민PC에 프린터가 별도 구매품으로 빠져있기 때문.
소프트웨어업체들도 모처럼의 활황을 기대하고 있다.정보통신부가 우체국을 통해 인터넷PC 뿐만 아니라 워드프로세서, 업무용 소프트웨어, 게임까지 판매를 대행해 주기로 해 탄탄한 유통망을 갖춘 셈이기 때문.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코넷 등 인터넷업체들도 국민PC 구입자를 가입자로 유치하기 위해 가입이벤트행사 준비에 바쁘다.
▽‘국민PC가 미워요’〓반면 국민PC 사업에 불참한 삼성 LG 현대 대우 등 대기업과 산하 대리점들은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그동안 대규모 전자상가의 저가공세에 맞서 지역주민을 상대로 무이자할부 판매 등으로 겨우 버텨온 대리점들은 모든 우체국에서 국민PC를 판매하자 설 자리를 잃었다고 울상이다.
용산전자상가 테크노마트 같은 대규모 컴퓨터판매상가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국민PC 시판계획이 발표된 뒤 꾸준히 늘던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일부 마니아들의 컴퓨터부품 구입 외에는 조립PC나 대기업PC 판매량이 IMF 직후보다 더 줄었다. 일부 조립PC점은 국민PC보다 더 싼 PC를 내놓는 등 ‘출혈경쟁’에 나섰지만 줄어드는 고객을 붙잡기에는 역부족.
한때 폭발적 인기를 누리던 중고PC전문점이나 업그레이드전문업체들도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고객들은 ‘중고PC 살 돈으로 새 국민PC를 구입하겠다’며 중고품을 꺼리고 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