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투신사 자금지원 차질…채권담보대출 거의 기피

  • 입력 1999년 9월 13일 18시 33분


채권매입을 통한 은행권의 투신사 자금지원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은행들은 투신권에 대한 자금지원 방법으로 채권의 직접 매입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투신권은 거액의 매각손을 감수하면서 채권을 매각할 수 없다며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을 통한 지원을 고집하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달초 채권매입을 통해 투신사에 자금을 지원해 주도록 은행권에 요구한 이후 이날까지 실제로 채권매입을 통해 자금을 지원한 곳은 한빛 조흥 등 2개 은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사들은 현재 보유중인 국채 및 회사채 대부분이 금리가 연 5∼6%였던 때에 매입한 것들이기 때문에 이를 9∼10%대에 매각할 경우 거액의 손해를 입게 된다며 RP매입을 통한 지원을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면 최악의 경우 은행이 투신권의 손실을 떠안을 수 밖에 없어 투신권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우사태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투신사들에 대해 담보만 믿고 자금을 지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처럼 투신사에 대한 정부의 자금지원 조치들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투신권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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