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대그룹 청와대 간담회 대화록]

  • 입력 1999년 9월 8일 19시 2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30대 계열기업대표들은 8일 청와대에서 1시간 50여분동안 오찬을 겸한 기업구조조정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기업들의 구조조정 사례발표가 줄을 이었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김대통령〓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가기 전 여러분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려고 초청했다.

▽이준용(李埈鎔) 대림회장〓석유화학업종에서 한국화약과의 통합으로 대형화에 성공했다. 앞으로 구조조정과 전문화 고부가가치를 위한 기술도입에 관심을 갖겠다. 서울증권은 선진경영기법을 도입해 투명성을 제고함으로써 부채비율을 줄이는데 대단히 기여했다.

▽김승연(金昇淵) 한화회장〓노사가 회사를 살리자는 합의가 이뤄져 구조조정을 원활히 마쳤다. 석유화학은 과다투자 중복투자한 기업 중심으로만 빅딜이 이뤄지나 가장 큰 피해자는 과거 20∼30년동안 석유화학을 이끌어온 기업들이다. 5대그룹중심이 아니라 그런 기업들을 논의에 참여시켜달라.

▽장상태(張相泰) 동국제강회장〓과거 일본이 우리에게 기술지도를 했다가 포항제철의 등장 이후 우리를 견제하고 적대의식까지 갖고 있었는데 최근여러가지이유로한국에 대해 관심을갖고있다. 원료공급이라든가여러분야에서협조가잘이뤄질 것이다.

▽김대통령〓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태도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관광객과 투자가 많이 늘었다. 과거 일본이 자본을 철수시켰던 것은 노사문제 때문인데 최근 노사안정으로 안심하고 있는 것 같다.

▽조동만(趙東晩) 한솔PCS부회장〓신문용지공장을 매각하고 종업원고용도 안정시켰다. 통신과 제지에서 외자유치를 해 경영의 성과가 대단히 높았고 일시적으로 임금이 낮아졌지만 지금은 원상회복된 상태다. 외자유치한 전주공장은 투자회사가 33.3%를 재투자해 고용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외자유치를 통해 대폭해고도 없고 대외신뢰도 높아졌다.

▽현재현(玄在賢) 동양그룹회장〓최근 경영에서 지적 요소가 새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앞으로 모든 부문에서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적 방식이 중요할 것이다. 이것이 완전하지 못하면 진정한 의미의 국제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손경식(孫京植) 제일제당회장〓앞으로 제약과 생명공학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우수두뇌를 유치하겠다. 세계유수연구기관과 제휴해 새로운 미래산업분야에 투자해서 경쟁력을 갖추겠다.

▽김주채(金柱采) 아남회장〓광주와 부천 두 지역에서 외자를 유치함으로써 회사가 튼튼해졌고 세계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도 높아졌다. 이자도 인하돼 점차 경상이익이 늘고 있다. 반도체업종으로 전문화해서 기업을 발전시키겠다.

▽김대통령〓세계경쟁에서 이기려면 지식과 문화창조력을 기초로 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일부에서 외환위기가 극복된 뒤 외국투자필요성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그것은 많은 이점이 있다. 중소기업을 대기업들이 안고가야 한다. 노동자들에게도 앞으로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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