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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9월 1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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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이번 수사발표로 이회장이 주도하며 순풍행진을 해온 ‘바이코리아펀드’도 제동이 걸리며 영업에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간접투자 붐을 조성, 주가상승의 견인차역할을 하던 이회장의 사법처리는 주식시장에도 악재로 작용, 단기적으로는 900선대가 무너지는 등 증시에 주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급제동 걸린 ‘바이코리아’〓이회장이 미국의 대형펀드인 마젤란펀드를 본떠 출범시킨 바이코리아펀드는 지난달 30일 현재 총 수탁고가 11조5450억원에 이른다. 단일펀드로는 국내 최대규모.
바이코리아펀드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포철 등 핵심블루칩 중심으로 주식을 편입, 올해초 이후 폭발적인 주가상승에 한몫 단단히했다. 현대그룹계열사 주식으로는 현대증권 현대전자 현대중공업 등이 펀드별로 1∼3%가량 편입돼 있다.
7월말까지 바이코리아펀드는 하루에 최고 5000억원의 시중자금이 쇄도하는 등 연내 3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그러나 대우사태가 촉발한 수익증권 환매제한조치와 이번 이회장의 구속방침 등 악재가 겹치면서 현재 바이코리아펀드는 수신고 신장이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특히 이회장 구속방침 여파로 펀드에 가입한 일반투자자들이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킬 경우 환매사태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증시에도 단기적인 악재〓이날 주식시장에선 오후장부터 이회장의 구속방침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선장’을 잃은 현대증권의 경우 2500원 급락하면서 2만5400원으로 떨어졌다.
증시에선 이회장의 구속이 미칠 심리적인 충격을 더 우려한다.
이회장은 증권가에선 주가대세상승의 선도자로 불릴 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이회장은 “3년내 종합주가지수가 3000을 넘어설 것”이라고 장담하고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다소 과장된’ 대세상승론은 자본시장을 키우고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 특히 출범 5개월만에 11조원대로 불어난 바이코리아펀드의 주식매입여력은 그의 낙관론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됐다.
증권가에서는 이회장의 구속을 정부의 현대그룹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어 단기적인 시장충격이 만만치않을 전망.
그러나 이회장의 구속은 증권가에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잠재악재인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일시적인 충격을 딛고 상승국면으로 재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적지않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