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음료 특집]음료 '컬러마케팅' 붐

  • 입력 1999년 8월 18일 02시 30분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최근 스포츠음료 시장에 ‘색깔 마케팅’이 한창이다. 음료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색깔 마케팅은 주소비층인 10, 20대 신세대 젊은 고객들을 ‘튀는 색깔’로 공략하겠다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

음료업체들은 검은색과 흰색을 ‘기피색깔 1호’로 정하고 노랑 빨강 파랑 등 원색 계열에서 파스텔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깔의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색깔 마케팅의 원조는 LG생활건강의 에쵸티. 청소년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댄스그룹 H.O.T.에 CF전속계약금 3억원 외에 연간 매출액의 1∼1.5%를 개런티로 지급키로 하고 브랜드명을 따왔다. 복숭아맛 사과맛 자몽맛의 핑크 그린 블루색으로 만든 ‘에쵸티’는 3월 출시 이후 청소년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5개월간 4500만캔 18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올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댄스그룹 H.O.T.도 개런티로 만3억원을 챙길 전망.

제일제당도 3월 기존 제품을 새롭게 단장한 ‘스피드업 게토레이’를 노란색 파란색 흰색 녹색 빨간색 등 5가지 색깔로 출시했다. ‘스피드업 게토레이’의 판매량은 4월초 하루 3만상자(615㎖ 20개들이)에서 같은달 하루 5만상자로 80% 이상 매출이 늘었다.

해태음료도 최근 신세대를 겨냥한 탄산음료 ‘와일드스피드’를 내놓았다. 색깔은 시원한 맛(파란색)―쇼킹한 맛(노란색)―달콤한 맛(핑크색)―짜릿한 맛(무색) 등 4종류. 특히 주요 고객층인 10대를 공략하기 위해 제품에 ‘경고! 10대 미만의 아동이나 탄산의 쏘는 맛에 약한 20대 이상의 성인은 음용을 삼가시기 바랍니다’라는 카피를 넣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해태음료는 지난해 6월에도 열대과실향을 혼합한 스포츠음료인 ‘네버스탑’을 출시하면서 청색과 녹색 2종류를 선보였으며 빨간색과 흰색도 잇달아 출시했다.

이밖에 한국야쿠르트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타깃으로 4월초 파랑 초록 빨강 등 3가지 색깔의 스포츠음료 ‘비트업(310㎖)’을 출시, 판매 두달만에 500만병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야쿠르트는 또 어린이음료인 ‘뿌요소다’에 파랑 빨강 연두 노랑 보라 등 5가지 색깔을 사용중이다.

한국코카콜라도 짙푸른 바다를 연상시키는 ‘파워에이드 타이틀버스트’를 발매, 색깔 경쟁에 동참했다.

‘감성마케팅’을 번역한 ㈜태평양의 이해선(李海善)상무는 “색상은 소비자의 감각기관에 영향을 미쳐 품질 맛 등을 평가하는 결정적 요소”라며 “특정한 색깔을 주고 맛을 조금씩 달리하면 이미지를 표현하기 쉽기 때문에 색깔 마케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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