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대안없는 재벌개혁 우려"

  • 입력 1999년 8월 17일 23시 49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재벌개혁 발언에 대해 “그 발상법이 기존의 국가 경제시스템을 대안없이 해체하고 청산하겠다는 것이라면 대단히 불안하고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이 재벌해체를 선언한다면 그 이후의 대안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며 “이 발언이 내년 총선을 의식한 것이라면 대중영합주의에 편승한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개혁과 관련, “오로지 정권연장을 위한 파당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접근하고 있다”며 “역대 정권 가운데 ‘정치개혁’이란 말을 가장 심하게 오염시키고 있는 정권은 바로 김대중정권”이라고 반박했다.

부정부패 척결문제에 대해서도 이총재는 “김대통령은 부패척결을 주장하기 전에 권력핵심부의 자기정화와 도덕성회복을 먼저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총재는 국가보안법의 개정문제와 관련, “본질적 부분을 개정하거나 법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해서는 법의 개폐보다도 공정한 법의 해석과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또 “최근 북한에 금강산 관광비용으로 지불된 달러가 북한의 미그기 구입과 내부체제 강화비용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국제사회로부터 제기되고 있는데도 김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다”며 금강산관광 중단을 주장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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