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빅5」주가 논란 …『이젠 천정』『더 오른다』

  • 입력 1999년 7월 12일 18시 34분


올들어 주가급등과 외국인의 15조원 평가익 실현 등으로 투자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국전력 삼성전자 한국통신 포항제철 SK텔레콤 등 이른바 빅5 종목의 주가향방이 증권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기관투자가의 집중매도로 오름세가 주춤하면서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들 5개종목 가운데 SK텔레콤을 제외하곤 과대 평가상태이거나 추가상승시 거품이 형성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등 전망이 엇갈린다.

▽오를 만큼 올랐다〓동부증권은 빅5와 미국의 유사업종 기업을 비교분석한 결과 SK텔레콤을 제외한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은 이미 고평가상태에 접어들었으며 삼성전자와 포항제철은 적정상태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이 이들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것도 이미 주가가 너무 올라 국가신용 및 환위험까지 고려할 경우 사야 할 필요성을 못느끼기 때문이라고 지적.

대신증권은 “현재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물량을 기관투자가들이 되사는 양상이지만 기관투자가 역시 빅5보다는 중저가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어 빅5종목들에 대한 매수공백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지수급락을 불러올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각 업종을 대표하는 블루칩들도 이미 5월에 비해 두배 이상 오른 상태. 한국전력을 제외한 빅5와 삼성화재 LG전자 신세계 현대자동차 삼성증권 제일제당 LG화학 삼성물산 등 12개 종목은 5월중 가장 낮은 가격과 7월중 가장 높은 주가를 비교했을 때 평균 111%나 올랐다. 종합주가지수가 같은 기간에 63.9%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7.1%포인트의 초과상승률을 기록한 셈. 한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은 은행주 가운데 최근 주가가 급등한 국민 주택은행에 대해 “현수준보다 20%가량 더 상승한다면 어떤 가치평가 방법으로도 산출하기 어려운 높은 주가”라고 평가했다.

▽상승여력 충분하다〓일본계 노무라증권은 빅5의 오름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노무라증권은 특히 빅5 중 삼성전자 포항제철 SK텔레콤 등 3종을 유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유사업종 기업과 비교 분석한 결과 이들 3종목은 60% 이상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노무라증권 서울지점 관계자는 “빅5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상대적인 평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한 기업분석가는 “한국통신의 경우 인터넷, 정보통신 분야의 발전에 따라 수익확대폭이 크게 늘 수 있는 기업”이라며 “현재 상황의 자산 및 수익성보다는 미래가치에 중점을 두고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도 삼성물산의 예를 들면서 “인터넷부문의 엄청난 잠재력을 감안할 때 과거의 가치평가기준은 무의미한 지표가 됐다”며 “세계적으로 인터넷 테마가 유지되는 한 지속적인 상승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투자자문의 이병익(李炳益)펀드매니저는 “빅5의 수익률이 상반기보다는 못하겠지만 꾸준한 수익을 내줄 종목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상승탄력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울 명동에서 사설 펀드를 운용하는 K씨는 “빅5의 경우 기관투자가 및 외국인투자자들의 보유물량이 크게 늘면서 유통물량이 적어져 매물이 조금만 나와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현상을 보인다”며 “아예 몇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투자가 아니라면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는 단기매매가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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